운명의 2차전 "대승으로 8강 디딤돌 놓아라" 특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아시안컵 축구 바레인과의 2차전을 앞두고 한국 선수들이 13일 오후(한국시간) 자카르타의 한 경기장에서 전술훈련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두말이 필요없다. 무조건 대승이다.

47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오후 9시 35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카르노 경기장에서 바레인과 D조 예선 2차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쉽게 1-1로 비긴 한국은 사우디와 함께 공동 2위에 머물러 있다. 홈팀 인도네시아가 바레인을 2-1로 꺾는 바람에 D조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당초 사우디와 조 1,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했던 한국은 인도네시아까지 신경 써야 할 입장이 됐다. 홈팬의 광적인 응원을 업은 인도네시아와 예선 최종전을 갖는 것도 부담이다. 따라서 한국은 바레인을 반드시 큰 점수 차로 이겨 8강 진출의 교두보를 놓아야 한다.

한국 대표팀은 13일 오전 비공개 훈련을 통해 바레인전 필승 전략을 가다듬었다. 선발 공격진은 사우디전과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원 스트라이커 조재진(시미즈)이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고, 좌우 날개 염기훈(전북)과 최성국(성남)은 선제골을 합작했다.

미드필더는 사우디전에서 발목을 다친 손대호(성남) 대신 1경기 출전정지(예선 경고 누적)가 풀린 이호(제니트)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인 바레인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3무1패로 압도적 우위를 지키고 있다. 그렇지만 마음에 걸리는 게 두 가지 있다. 유일한 패배가 바로 198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렸던 아시안컵 예선(0-2)이었다는 사실이고, 또 하나는 체코 출신의 밀란 마찰라(54) 바레인 감독이 2003년 10월 오만을 이끌고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을 3-1로 무너뜨린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당시 베트남에 이어 오만에 완패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여론의 사퇴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자리를 내놓고 말았다.

2004년 아시안컵 득점왕(5골) 알라 후바일과 나이지리아에서 귀화한 제이시 존 아크와니가 이끄는 공격진은 상당한 파괴력이 있다. 하지만 좌우 측면 뒷공간이 자주 뚫리는 약점이 있다. 베어벡호는 이 점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자카르타=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