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정아씨 학위 의혹 제기해 해임된 장윤 스님 "학교·재단 비호 없으면 임용 불가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명백한 잘못이 드러났음에도 사과는커녕 발뺌하기 바쁜 모습에 희망을 찾아볼 수 없다."

동국대 신정아(35.여) 교수의 가짜 학위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장윤 스님(사진)의 말이다. 2004년부터 동국대 이사로 재직 중이던 그는 올 2월 이사회에서 가짜 학위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이후 '학교와 개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5월 이사에서 해임됐고, 현재는 경기 강화도의 전등사의 주지로 재직 중이다. 본지는 13일 전등사를 찾아 장윤 스님을 만났다.

그는 의혹투성이로 드러난 신 교수의 학위 검증 및 임용 과정(본지 7월 13일자 3면)에 대해 "학교나 재단 고위층의 비호가 없으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 교수 채용은 어떻게 이뤄졌나.

"교수들과 한마디 상의없이 학교 측에서 신씨를 고고미술사학과 대학원 교수로 특채한다고 밝혔다. 특채의 전권을 총장이 쥐고 있다시피한 상황에서 당시 홍기삼 총장이 신 교수를 채용한 셈이다."

-조직적 비호 의혹은.

"홍 전 총장이 미술계나 신씨에 대해 아는 것이 뭐가 있었겠나. 대부분의 교수가 반대하는데도 교수 채용을 강행했다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누군가의 개입이나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총리 출신의 유력 인사가 신씨를 교수로 채용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신정아 교수 관련 정보 입수는 어떻게 했나.

"서울대 미대 윤동천 교수가 2월에 자료를 전달해줬다. 신 교수가 '서울대에 합격했으나 가지 않았고, 캔자스 주립대에서 학.석사를, 예일대에서 박사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에 의구심을 품고 밑에 있던 강사를 통해 예일대와 접촉했다. 이 과정에서 거짓이 드러났고, 평소 알고 지내던 내게 자료를 전해줬다."

-의혹을 제기했을 때 재단 측 반응은.

"'학교 차원에서 공식적인 확인을 끝냈다'며 이사장인 영배 스님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영배 스님은 '행여 거짓이면 책임지겠다'고까지 했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교원징계위원장(재단이사)인 영담 스님은 "장윤 스님이 주장하는 비호설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강화도=권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