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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직장인 주차 대행요원 롯데백화점 이무부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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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요즘같이 각종 생활필수품의 집산지로 변한 도심의 백화점에는 차량도 늘 홍수를 이루게 마련. 줄을 잇는 차량들은 대부분 고객 자신이 직접 주차시키고 있는 것이 상례이지만 상당수주부들과 초보운전자들은 머뭇거리게되고 차량사이의 좀은 빈틈을 쉽사리 헤집기가 어렵다. 이때 선뜻 나서서 날렵하게 주차시켜주는 사람이 주차대행요원인데 롯데백화점의 이무부씨(50)가 첫손에 꼽힌다. 7명의 요원을 거느리고 올해로 5년째 주차대행을 해오고 있는 그는 주차경력과 횟수가 상상 밖으로 많고 다채롭다. 하루평균 줄잡아 3백대이상의 핸들을 잡는 그는 헤아려 본적은 없지만 주차시킨 차량이 줄잡아 6만대가 넘는다. 덕분에 벤츠·BMW·캐딜랙· 포텐샤등 세계 우수의 명차에서 엑셀· 프라이드· 르망 등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는 차종에 모두 시승하는 행운 (?)을 얻기도 했다.『차량이 쉴새없이 몰려오고 고객들이 머뭇거릴땐 몹시 안타까워요 . 눈치로 알아채고 핸들을 건네받는 답니다. 처음엔 운전석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이젠 작동방법이나 차종과 상관없이 부담은 없답니다. 요즘엔 그날 주차시킨 차량일 땐 차종과 색깔· 차량번호· 위치까지 기억하는 편입니다.』
차폭보다 약간만 더 넓은 빈틈이 있으면 주차에 무리가 없다고 귀띔하는 그는 옆차량에 관해 메모해두는 습성이 붙어서 자신이 주차한 차량일 경우 안전도가 높고 거의 흠집 날 염려도 없다고 했다. 극히 드문 사례지만 고객차량을 흠집내고 도주한 차량을 정확히 잡아낸 기억이 있다고 자랑했다.
『상당수의 운전자들이 기본적으로 숙지해야할 주차방법을 모르더군요. 후진자체가 서투른 분들도 있어요. 주차운행은 차량뒤편을 보고 운전석부분이 정차차량과 가깝게 후진하면 맵시 있게된 답니다. 보닛이 앞차에 맞물릴 땐 50cm정도 여유가 있는 상대라는 것을 기억해도 좋아요.』
한달 수입이 70만∼80만원수준이라고 밝히는 그는 요즘 백화점들이 여성전용 주차장을 마련, 고객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특히 여성고객들에게 신뢰받고 있다고 자랑했다.
화려한 직업은 아니지만 남을위해 봉사하는 직종이라 자부심도 강합니다. 주차이외에 차량상담을 해오는 고객도 있어요. 타이어를 갈아 끼워준 일, 자동차 키를 잃어버려 2시간동안 헤맨 끝에 찾아준 일 등 에피소드도 많지요.』
부산태생인 그는 세탁업과 자동차학원 강사로 있다가 전직, 주차대행요원으로 입사했다면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늘에서 은밀히 봉사하는 역할에 만족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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