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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무엇이 1분에 여성 1명 목숨 앗나?

중앙일보

입력

뉴스위크
A. 심장마비
B. 에이즈
C. 출산

정답: C
인류 역사의 대부분에 걸쳐 여성 사망의 주요 원인은 출산이었다. 산모 사망을 거의 근절시킬 만큼 의학이 발달한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세계 어디선가 1분마다 여성 한 명이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원인으로 목숨을 잃는다. 가장 흔한 원인은 통제불능의 출혈과 감염이다. 가난한 나라의 여성들이 가장 취약하다.

선진국에서는 산모 사망률이 2800명 중 한 명꼴인 반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서는 16명 중 한 명꼴이다. 살아남는다 해도 다른 병으로 고통 받는 여성이 많다. 출산 중 사망하는 여성을 한 명으로 봤을 때 출산으로 상처를 입거나 병에 걸리는 여성은 30명이나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임신이나 출산 관련 질병을 앓는 여성이 3억 명을 웃돈다. 게다가 희생자는 여성 자신뿐만이 아니다. 남겨진 어린이들은 단지 어머니가 없기 때문에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빈곤한 국가의 산모 사망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려면 출산의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인식이 변했다. 18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어디를 가나 출산은 집안 여성들이나 조산원의 사적인 영역으로 간주됐다. 여성들의 목숨이 그저 자연의 섭리에 맡겨졌다는 말이다.

많은 여성이 임신 중 고혈압으로 자간(子癎)이라는 임신중독증에 걸려 사망했다. 산후 출혈이나 온몸에 퍼지는 감염으로 사망한 여성도 많다. 또 상당수 여성이 분만 도중 태아가 산도(産道)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그런가 하면 원치 않는 임신으로 잉태된 태아를 원시적인 방법으로 낙태시키려다 사망한 여성들도 있다.

그러나 유럽과 북미 여성들이 여성의 권리를 확장하려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산모 보건이 중요한 사회적 관심사가 됐다. 그런 노력 덕분에 오늘날 선진국의 대다수 여성은 임신 중 전문 의료 혜택을 받을 길이 열려 있다. 공공의료 체계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산모 사망률이 낮다.

일례로 스웨덴은 산모 사망률이 3만 명 중 한 명(미국의 경우 2500명 중 한 명)에 불과할 정도로 출산이 안전하다고 유니세프 모자보건 수석 고문 낸시 테레리는 말했다. 테레리에 따르면 스웨덴은 가족계획을 통해 위험요소가 많은 10대 임신을 줄였을 뿐 아니라 위험성이 높은 고령 출산의 경우 전문 의료 혜택을 제공한다.

그 외 대부분 지역에서 출산은 여전히 위험한 일이다. WHO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에게 사망과 장애를 초래하는 제1 원인이다. 다른 어떤 건강상의 문제보다 심각하다. 전쟁 중인 국가에서 특히 그렇다. 일례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출산하는 여성 7명 중 한 명이 사망한다고 추정된다(테레리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모 사망률이다). “전쟁 중인 국가는 그런 분야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테레리는 말했다.

“또 그런 상황에서는 의료 혜택을 받기가 더 어려워진다.” 테레리가 연구를 진행한 우간다의 한 난민수용소에서는 간호사 한 명이 수천 명의 여성을 돌봤다. 게다가 통행금지 시간 때문에 그 간호사가 수용소에 머무른 시간은 낮 동안뿐이었다. 선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시설 좋은 병원이 가까이 있었지만 수용소의 여성들은 그곳에 갈 방법이 없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간단하게 해결 가능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더욱 비극적이다.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하다. 여성들에게 임신 중 위험 신호를 식별하도록 가르쳐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하도록 해야 한다. 수입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여성이 전문 의료 혜택을 받게 해주는 일 역시 중요하다.

뉴멕시코대 명예교수인 루이스 B 커렛 박사는 최근 미국 산부인과협회 후원으로 중미 4개국의 산부인과 의료개혁을 도모하는 시험적인 프로그램을 지휘했다. 그의 팀은 항생제와 자궁 수축 방지제를 제공하고, 의료진에 임신에 따른 합병증 치료법을 교육하는 등 몇몇 기본적인 조치가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산모 사망률을 감소시키면 “사회 전반에 아주 유익한 효과가 있다”고 커렛은 말했다.

임신부를 위협하는 특정 질병을 겨냥한 조치들도 도움이 된다. WHO에 따르면 매년 1만 명의 임신부와 20만 명의 유아가 말라리아로 사망한다. 말라리아는 치명적인 빈혈과 사산, 저체중아 출산, 신생아 사망의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말라리아 예방약과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를 막아줄 살충제 처리 모기장을 제공함으로써 이 모든 문제의 발생 가능성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다.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성들 역시 특별한 처치가 필요하다. 매년 약 220만 명의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여성이 출산을 한다.

이 바이러스는 빈혈과 산후 출혈 등 합병증의 발생률을 높인다. 또 이들의 면역체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말라리아나 결핵 같은 질병에 걸리기가 더 쉽다. 임신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산후 우울증에서 오는 자살이 큰 문제다. 의료혜택이 제한된 국가에서 특히 심각하다. 여성에게 출산은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자연도 약간의 도움은 필요한 듯하다.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심장병은 무섭다. 광우병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쇠고기를 먹지 않아야 할 이유는 이 둘 중 하나뿐이다. 내년에 심장병에 걸릴 확률은 250분의 1이다.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100억 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그렇다면 최근에 나타난 공포의 병 ‘치료약에 내성을 가진 돌연변이형 결핵(XDR-TB)’은 어떨까. 1억 분의 1이다.

말라리아 · 결핵 ·에이즈의 공통점

최근 정상회의에서 선진 8개국은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목표로 600억 달러 모금에 합의했다. 이 질병들은 생물학적으로 서로 다르다. 하나는 바이러스, 하나는 박테리아, 나머지 하나는 기생충이 원인이다. 그런데도 이 질병을 하나로 묶는 까닭은 뭘까?

1. 넓은 지역에 퍼져 있다: 아프리카가 가장 큰 피해를 보았지만 개도국 전반에 널리 퍼져 있다. 말라리아의 경우 열대지방에 국한되지만 지구온난화로 널리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2. 전염성이 강하다: 물론 경로는 다르다. 에이즈는 체액, 결핵은 기침, 말라리아는 모기가 옮긴다.

3. 예방이 가능하다: 콘돔이나 마스크, 모기장 같은 간단한 기구로 전염은 줄여진다. 그러나 아직은 효과적인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4. 치료가 가능하다: 말라리아와 결핵은 대부분 치료 가능하다. 에이즈 환자도 약을 복용하면 수명이 연장된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질병이 가장 많은 목숨을 앗아간다. 매년 600만 명이 이 질병으로 사망한다.

MARY CARMICHAEL

당뇨환자 70% 개도국 사람

당뇨로 인한 사망자가 에이즈만큼 많다. 빈곤국가에서 큰 문제다. 국제당뇨연맹의 마틴 실링크 회장을 메리 카마이클 뉴스위크 기자가 인터뷰했다.

당뇨가 ‘부자병’인줄 알았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환자의 70%가 개도국 사람이다. 또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하면 당뇨에 걸릴 위험이 두 배로 높아진다. 활동량이 떨어지고 과일과 채소를 더 적게 먹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당뇨가 심한데 그 이유는?
아시아 지역의 경제 발전 때문에 당뇨의 유전학적 취약성이 커진다. 유럽인의 경우 체질량 지수가 26부터 당뇨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아시아 사람의 경우 지수가 22부터 위험하다. 복부 지방 때문이다. 체형이 인슐린 저항과 직결된다.

예방책은?
건강식을 장려하고 산책로와 자전거 길을 많이 만들면 된다. 이미 당뇨에 시달리는 2억4600만 명의 경우 합병증을 막는 치료가 필요하다. 최빈국의 경우 기존의 치료제가 아직도 80~90% 효과를 낸다.

멸종 위기 질병

지구상에서 완전 퇴치된 질병은 천연두뿐이다. 하지만 곧 이 땅에서 사라질 질병도 많다. 기니 벌레(사람·말의 발에 기생해 종양을 일으킨다), 소아마비, 림프사상충증은 한두 세대 내로 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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