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의 대인기에 놀라… 꾸준히 변신 힘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홍콩영하『동방불패2』가 개봉 일주일만에 10만을 넘는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무공이 쌓일수록 여성화되어가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이 황당무계한 무협영화가 왜 이토록 한국 관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확실한 것은 주인공을 맡은 임청하(39)의 고혹적이면서도 중성적인 이미지가 큰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동방불패』의 성공으로 일기 시작한「임청하 열풍」은『동방불패2』의 개봉과 그녀의 방한이 맞물리면서 절정에 도달한 느낌이다.
27일 서울에 도착해 방송출연·팬사인회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그녀를 28일 저녁 호텔신라에서 만나보았다.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전혀 예상 못했다. 배우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문을 연 이 노처녀는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무척 상기된 표정.
웬만한 여배우라면 이미 은퇴해야 할 나이에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녀는『매사를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려 노력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답변.
또한 꾸준히 변신을 추구해온 것도 팬들을 식상하게 하지 않고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녀가『동방불패』에서 남장미인역을 맡으려 했을때 주위에선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
1976년 아시아영화제때 방한한 이후 17년만에 와본 서울의 놀라운 변화가 인상적이었다는 그녀는 한국배우로는『씨받이』에서의 강수연의 연기가 퍽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금년중 이미 8편의 영화에 출연키로 예정돼있다는 그녀는 앞으로는 홍콩의 상업영화뿐 아니라 대만의 예술영화에도 자주 출연해 연기의 폭을 보다 넓힐 생각이라고 한다. <임재철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