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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테니어] 백악관 입성하려면 할리우드 관문 거쳐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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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 진행자로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는 지난해 9월 한 방송에서 민주당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며 “마음에 드는 남자(favorite guy)”라고 말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선 정국을 맞이한 미국에선 오바마 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이다. 이런 첨예한 상황에서 윈프리가 오바마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것은 국내 현실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인다.

미국은 연예인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떳떳하게 드러내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와 감독ㆍ제작자들이 앞다투어 대선 주자와 짝짓기에 나서고 있으며 대선 주자들도 이들을 지지자로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경제주간지 포브스 등에 따르면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젠버그, 데이비드 게펜 등 3명이 오바마의 대선 기금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또 할리우드의 조지 클루니는 오바마를 “친구”라고 불렀고 할리 베리는 “그가 지나가는 길을 터주기 위해 땅에 떨어진 종이컵이라도 줍고 싶다”고 말하며 지지 선언을 했다. 영화 ‘로보캅’ ‘터미네이터’ 등을 제작한 마이크 메다보이 부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해 배우 매트 데이먼과 벤 애플렉, 감독 올리버 스톤 등 많은 영화인들이 오바마를 지원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는 남편 빌 클린턴의 할리우드 우호 지지기반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2억여원을 힐러리 캠프에 기부한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나는 힐러리의 사고 방식이 좋다”고 말하며 힐러리 지지 대오에 앞장섰다.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프로듀서 스티브 빙 등은 이미 힐러리 지지 선언을 했고 하임 세이번, 스티브 빙, 쉐리 랜싱, 런 버클 등 할리우드의 제작자들은 아예 힐러리의 캠프에 발을 담갔다. 톰 행크스와 샤론 스톤, 제니퍼 로페즈, 수잔 서랜던 등도 과거 상원의원 선거 때 힐러리를 도왔던 인연으로 이번에도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공화당 대선 주자인 루돌프 줄리아니가 최근 할리우드에 나타나자 코미디 배우인 애덤 샌들러, 파라마운트 회장인 브래드 그레이와 존 리 브먼 등이 줄줄이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대선에서 영화와 TV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걷어들인 정치자금은 3300만달러(약 300억원). 이번엔 자금 동원력을 얼마나 발휘할지 정계와 연예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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