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진 대형주 … 공급 달려 주가 변동폭 최근 두배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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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대형주의 움직임이 소형주처럼 가벼워지고 있다. 공급은 달리고 수요는 늘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본금 750 억원 이상인 대형주는 시가총액이 커서 일반적으로 소형주보다 상승.하락폭이 적을 수 밖에 없다.

1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시장 대형주지수의 변동성은 5월말 0.61%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상승해 11일에는 1.12%까지 올라갔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6일 하룻동안 6.09%나 상승하는 등 7월 들어 하루 주가변동폭이 1~6%다. 상반기만 하더라도 일일 변동폭이 0%대에서 움직이거나 3%대를 넘지 않았다. 대우증권 이인구 연구원은 "주식시장 내에서 공급.수요의 불균형이 계속되다 보니 유통주식수가 부족해져서 나오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공급물량의 순증은 2002년 26조8000억원을 기록한 뒤 감소하거나 증가하더라도 그 폭이 미미했다. 지난해에는 2조4000억원, 올해는 5월말까지 1조3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대로 주식의 수요를 보여주는 주식형펀드 자금과 자사주 매입은 최근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5월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6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이후로 지난 6일까지 한 달여 동안 3조5800억원이 들어왔다. 대신증권 정성준 연구원은 "5월말 이후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권이 상반기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도 지난해는 6조9000억원으로 2005년 대비 2조3000억원 증가했다. 올해는 6월말까지만 이미 5조8000억원어치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졌다. 지난해 한 해 동안의 84% 수준이다. 이인구 연구원은 "이 때문에 유통되는 대형주의 수가 줄어들어 기관이나 개인이 주식을 조금만 사도 주가가 크게 오르는 구조적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주가변동성=주가가 전날보다 얼마나 많이 오르내렸는지 그 변동폭의 추이를 수치화한 것. 예를 들어 30일 변동성이라고 하면, 30일간 주가흐름에서 하루하루의 주가 변동폭을 표준편차로 구한 것. 0에 가까울수록 변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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