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인사”술렁이는 관가/“개혁바람 어디까지 불까…” 촉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일부선 「뜻밖 인물」에 당황/정통관료 거의 없자 아쉬움도
26일 조각으로 새 장관을 맞은 각 부처는 예상을 넘는 파격인사에 개혁의 바람을 실감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발탁된 서울시·안기부·통일원 등 일부 기관들은 크게 당황하면서 새 정부 새 장관이 몰고올 변화의 바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고위직 공무원들은 이번 인사가 젊은 인사를 많이 발탁하고 여성장관이 늘어나는 등 새 정부답게 개혁의 의미는 많이 부각됐으나 정통관료 출신이 거의 배제됐다는데 놀라움과 일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차관·간부 인사에다 체육청소년부·동자부의 통폐합이 곧바로 닥치는데다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표시하고 있는 사정작업 등으로 관가는 그야말로 정권교체의 돌풍을 실감하는 분위기다.
○“행정 크게 바뀌겠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김상철변호사의 시장 임명에 『전혀 의외의 인사』라고 놀라면서 시행정과 시책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에선 『복잡한 행정에 대한 경험이 없는 김 시장의 취임으로 또한번 시장에 따라 정책이 바뀌는 시행착오가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상납없앤 장관” 긴장
○…치안 총수 출신의 이해구 민자당의원이 내무부장관으로 임명되자 경찰 고위간부들은 외견상 환영하면서도 내심 크게 긴장.
특히 이 장관은 82년 서울시경국장 재직당시 이전까지 「관례화」됐던 상납을 없앤 인물이기 때문에 경찰인사에 특별한 「부담」이 없어 파격과 합리성이 인사에 반영되리라는 전망.
○“검찰권 행사에 도움”
○…법무부·검찰 관계자들은 당초 예상했던대로 부산고검장 출신의 박희태 민자당대변인이 장관으로 임명되자 고시 13회인 박 장관과 고시 14회인 김두희 검찰총장 체제가 모양새도 좋고 신임도 두터워 앞으로 강력한 검찰권 행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놀라면서도 큰 기대
○…교육부 직원들은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해직교수 출신이며 국립대 직선총장 제1호이기도한 오병문 전 전남대총장의 장관임명 소식에 다소 놀라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그가 총장 재임기간중 1백50명의 학생을 성적불량 등으로 학사제적시킬만큼 대학교육의 질관리에 철저했던 점 등을 들어 교육 발전에 크게 기여할 인물로 상당히 기대.
○“노동문제 정통” 반겨
○…노동부도 민자당 이인제의원이 『판사·변호사 출신으로 합리적이고 균형감각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 노동관계법 개정을 앞두고 그가 13대때 노동위원회와 현재 민자당내 노동문제관련 정책조정실장 등을 맡아 노동문제에 정통한 점을 들어 무척 반기는 모습.
○「개혁의 칼」휘두를까
○…김정례 전 장관에 이어 두번째 「여성장관」을 모시게 된 보사부는 보사행정의 과감한 쇄신이 필요한 터에 여성장관이 과연 「개혁의 칼」을 휘두를 수 있겠느냐고 우려의 소리와 함께 고집만 센 「남성장관」보다 합리적 행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점치는 등 엇갈린 반응.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