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빅3 한국 시장서 빅매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 ‘X박스360’과 소니엔터테인먼트 ‘플레이스테이션3(PS3)’의 2파전 양상이다.

하지만 닌텐도가 하반기 국내 시장에 ‘위(Wii)’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조만간 세계 3대 게임기가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국내 비디오 게임기 시장 규모는 온라인 게임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MS가 지난해 초 X박스360을 출시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X박스360은 DVD플레이어는 물론 CD플레이어에서도 재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단순한 게임기에서 온가족이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소니도 지난달 PS3를 출시하면서 하드디스크 용량을 80GB로 늘려 인터넷과 연결해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트(UCC)나 영화·음악 등을 내려받아 TV로 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올해 초 국내 시장에 진출한 닌텐도는 휴대용 게임기 ‘DS라이트’를 20만 대 이상 판 데 이어 하반기엔 Wii를 앞세워 X박스360 및 PS3와 맞붙는다.

 ◆MS “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MS의 X박스360은 12배속 DVD롬 드라이브를 장착해 게임뿐 아니라 CD·DVD 등 광기록 매체를 모두 읽을 수 있다.

또 USB포트를 이용해 MP3플레이어 음악 파일이나 PC 사진 등을 옮길 수 있다. TV와 연결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고화질(HD급)로 시청하거나 오디오와 연결해 5.1채널로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MS는 파라마운트픽처스·워너브러더스 등 주요 영화사 작품 150여 편을 HD DVD타이틀로 내놓기도 했다. 하반기엔 인터넷 기능을 강화한 ‘X박스360 엘리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제품은 하드디스크 용량을 120GB로 늘려 인터넷의 대용량 HD급 동영상을 내려받아 저장했다가 TV로 볼 수 있게 해준다. MS코리아 마케팅팀 조혁 차장은 “X박스360은 이미 국내에서 10만 대 이상 팔려 차세대 게임기 중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며 “게임 타이틀은 물론 DVD 영화 등을 계속 내놓아 X박스360이 디지털 홈 엔터테인먼트의 허브로 자리 잡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 뛰어나”=소니의 PS3는 80GB의 하드디스크와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장착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소니엔터테인먼트코리아 강희원 마케팅팀장은 “차세대 영상 기술의 한 축으로 꼽히는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HD급 화질 중 최고 해상도인 1080p를 구현하지만 가격이 비싼 게 흠이었다”며 “PS3는 블루레이 플레이어에 80GB의 하드디스크를 달았음에도 50만원대여서 가격 경쟁력이 월등하다”고 강조했다.

소니 측은 PS3의 국내 출시 시점이 X박스360보다 1년6개월가량 늦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내 사용자 입맛에 맞게 하드디스크 용량을 세계 최초로 80GB로 늘린 바 있다.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국내 게이머들이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각종 콘텐트를 저장해두고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PS3 역시 게임 외에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강 팀장은 “PS3는 현재까지 나온 게임기 중 최고의 기술과 성능을 자랑한다”며 “하반기에 전용 타이틀을 대폭 확장하면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닌텐도 “실제 경기하듯 게임을”=닌텐도는 하반기에 Wii를 내놓으면서 MS와 소니의 양자 대결 구도를 깰 계획이다. 닌텐도가 차세대 게임기로 내세우는 Wii는 TV와 연결해 동작 인식 센서가 달린 리모컨으로 게임을 한다. 두 사람이 실제 테니스를 치는 것처럼 몸 동작을 하면 TV 화면에 두 사람의 경기 장면이 보이는 식이다.

PS3·X박스360보다 그래픽이나 음향이 뛰어나지도 않고, 게임을 구성하는 스토리도 없지만 온 가족이 TV 앞에서 몸 동작을 해가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2006년 말 출시한 Wii의 돌풍으로 닌텐도 매출은 2005년 5000억 엔에서 지난해 9660억 엔으로 배 가까이로 늘었다. Wii는 요즘에도 일본은 물론 미국이나 유럽에서 매장에 내놓기 무섭게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닌텐도 관계자는 “가급적 빨리 Wii를 국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지만 물량이 달려 출시 시점이 연말로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