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을 밟아라 … 프리미엄은 길 따라 흐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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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지하철이나 전철 주변 역세권 단지는 교통이 편리하고 대형 할인점과 같은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한 편이다. 이 때문에 매매·전세 수요가 많아 환금성이 뛰어나고 시장 침체기에도 집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새로 뚫리는 전철역 주변 아파트는 향후 시세차익도 얻을 수 있다. 서울·수도권에서 공급될 아파트 물량 중 입주 무렵 전철이 개통되는 신규 역세권 분양단지가 관심을 끄는 주요 이유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선영 연구원은 “신역세권 분양단지의 경우 지금은 교통 여건이 불편하지만 2~3년 후 입주 때에는 전철 개통에 따른 역세권 프리미엄에 새 아파트라는 장점까지 겹쳐 값이 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에서 신설 또는 연장 예정인 전철역 인근에서 올 하반기 분양될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50여 곳 2만2000여 가구에 이른다. 주요 공급 라인은 서울 지하철 9호선, 분당선 연장선, 성남~여주 복선 전철, 경의선 복선 전철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 골고루 포진해 있다.

 ◆개통 앞둔 지하철 9호선 주변=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김포공항~강남 교보타워사거리·25.5km)은 2009년 개통된다. 하반기 분양 예정인 역세권 단지는 주로 동작구 노량진동과 강서구 염창동 등 서울 서남부권에 몰려 있다. 쌍용건설은 9월께 동작구 노량진 재개발1구역에서 76~145.5㎡(22~44평형) 295가구 중 40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1호선과 9호선 환승역인 노량진역이 걸어서 5분 거리다. 노량진수산시장과 여의도성모병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강서구 염창동과 영등포구 당산동에서도 분양 물량이 대기 중이다. 월드건설은 이달 말 염창동에서 월드메르디앙 109.1~152.1㎡(33~46평형) 166가구를 분양한다. 9호선 강서소방서역이 걸어서 5분 거리다.

 반도건설은 당산동 옛 대한통운 물류센터를 헐고 아파트 299가구를 짓는다. 8월 분양 예정. 이 회사 관계자는 “지하철 2, 9호선 환승역인 당산역 외에 2, 5호선 영등포구청역과 5호선 영등포시장역도 이용할 수 있는 멀티 역세권 아파트이고 주변이 대규모 주거단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말 경전철 7개 노선(2017년까지 단계 개통)을 건설키로 결정하면서 경전철 개통 혜택을 받을 신규 분양단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 하반기에만 2700여 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다. 한강 이남 쪽에서는 동작구 노량진·상도동과 영등포구 당산동 일대에 물량이 집중돼 있다. 경전철 면목선 수혜 지역인 중랑구 망우동 금호공인 관계자는 “경전철이 들어서면 교통 여건 및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존 아파트뿐 아니라 분양 예정 단지에도 관심을 갖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전철 개통 호재 안은 경기 남부권=분당선(서울 선릉~분당 오리) 연장선(선릉~왕십리 구간, 분당 오리~수원 구간) 개통 호재를 안은 분양단지도 적지 않다. 주로 용인과 수원권에 몰려 있다. 용인시 죽전동에서는 월드건설이 8월께 주상복합아파트(104가구)를 분양한다. 신설 죽전역이 걸어서 10분 거리다. 수원에선 망포동 일대에서만 3800가구 이상이 분양된다. 서울에선 성동구 성수동1가에서 선보이는 두산위브가 수혜 단지로 꼽힌다. 총 556가구 중 220가구가 11월께 분양된다. 분당선 연장 노선인 서울숲역과 바로 붙어 있다.

 2011년 뚫리는 성남~여주 복선 전철 수혜 지역인 광주와 여주 일대에서 선보이는 단지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우림건설은 8월 광주시 태전동과 송정동에서 각각 475가구와 374가구를 분양한다. 여주에서는 신도종합건설이 8월께 북내면 오학리에서 321가구를 분양한다.
 ◆경의선 복선 전철 재료 뜨려나=수도권 북부 지역에선 경의선 복선 전철 개통(2009년) 호재를 안고 있는 역세권 단지들이 단연 눈길을 끈다. 운정역을 이용할 수 있는 파주신도시에서 올 연말까지 4758가구가 쏟아진다.

 탄현 역세권인 고양시 덕이동 덕이지구에서도 대규모 단지가 공급된다. 신동아건설과 동문건설은 10~11월 3535가구와 1580가구를 각각 선보인다. 덕이지구는 일산신도시와 인접해 입지 여건으로는 파주신도시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건설업체들이 전철 개통 재료를 업고 분양가를 비싸게 매길 가능성이 큰 만큼 분양가 수준과 입지 여건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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