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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한인 상가조성 도움 필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칠레는 남미대륙에선 경제적·사회적으로 안정된 나라로 국토면적이남한의 7배며 인구는 남한의 3분의1인1천5백만 명에 불과하나 동쪽으로는 안데스산맥이 길게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서쪽으로는 남태평양 연안 4천2백70㎞에 달하는 통칭 세계에서 제일 긴 나라로 불리고 있다.
한국인의 이곳 칠레 이민 사는 71년 칠레 정부요청에 의해 대미수출 카네이션재배를 위한 3가구의 농업이민으로 시작되었다.
양국간 교류가 점차 증진되면서 78년부터 파라과이 등 인접국을 통해 매년 10여 가구씩 이주하면서 이민세대가 늘어 현재 3백여 가구에 1천2백 명의 교포가 살고 있다.
칠레군사정권 당시에는 한국과의 관계교류가 원만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한국교포에 대한 대우도 타국인들 과거의 동 등한 법적 지위를 누리고 있었으나 사회주의정권인 현재의 민간정부가 들어선 90년부터는 서서히 한국교포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다. 91년 말에는 세계여론이 떠들석 했던 1백60명의 집단강제 출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일이 생겨 이곳 교포들은 불안과 초조 속에 국제나그네의 설움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한국정부의 특사파견, 주 칠레한국대사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1년간의 일시체류허가라는 유예조치를 받긴 했지만 그 1년이라는 유예기간도 금년2, 3월에 끝나 해당자들은『칠레정부의 선처만을 기다리며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칠레는 남미경제의 중심지며 특히 북쪽의「이키키」자유무역지대는 남미 인접국의 시장 중심 권으로 일본·대만·중국의 전자제품·기계류·의류·완구 등 이 보세창고에 산적돼 있어 칠레시장은 물론 아르헨티나·볼리비아·파라과이·우루과이 시장의 전초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아시아권국가로 경제·문하·외교 면에서 직·간접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과 말레이시아를 들 수 있다.
이곳 한인 회에서는 당면문제로서 한인상가조성을 계획하고 이를 적극 추진 중에 있다.
아랍상인들이 지배하고 있는 이곳상권에 우리교포들은 근면과 성실로 오늘을 이룩했지만 95%이상이 아랍인들로부터 공장과 상점을 임대, 월 40만 달러 정도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러한 임대손실을 타개하고자 교포들의 상권확보와 지위향상을 위해「한인상가조성계획」을 수립하고 부지선정과 건립계획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 추진하던 중 세제상 문제점과 거액투자에 따른 자금출처 조사 등의 난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의 해결책으로는 대외투자형태의 자본유입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정부차원에서 이를 지원해 줄 것을 이곳 교포들은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고국에서 보면 지구의 정 반대편 칠레에서 또 다른 한국을 건설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칠레동포들에게 많은 성원 보내 주기를 기대한다.
이관석<칠레 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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