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게임기 'X박스 360'에 결함 1조원 날릴 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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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기를 잘못 만들어 1조원을 날리게 됐다.

5일 AP통신에 따르면 게임기 X박스 360(사진)에 기계적인 결함이 발견돼 이에 대한 수리비 등으로 11억5000만 달러(1조500여억원)가 지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MS 측이 밝혔다.

MS는 "X박스 360 콘솔 수리 의뢰가 비정상적으로 많아 조사한 결과 하드웨어에 고장 요인이 많은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MS는 구체적인 결함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MS는 현재 1년인 보증기간을 3년으로 연장키로 했다. 또 게임기 구입 1년 뒤에 수리를 맡겨 수리비를 부담한 고객에게는 돈을 돌려주기로 했다. X박스는 2005년 11월 출시돼 지난달 말까지 1160만 대가 팔렸다. MS는 이들 제품 중 상당수가 AS센터에 배송되면 운송비와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

한편 MS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닌텐도의 게임기 '위(Wii)' 등에 비해 판매실적이 훨씬 저조하다. 위는 출시 첫달에 47만6000여 대가 팔린 뒤 3개월 만에 총 151만6000여 대가 판매됐다. 반면 X박스는 첫달에 32만3000여 대, 3개월 동안에 85만4000여 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이처럼 X박스의 판매가 부진한 데다 이번 발표로 천문학적인 보상비까지 물어줄 판이어서 MS의 주가는 전일 대비 3센트 떨어진 29.99달러에 마감됐다.

X박스 생산을 책임진 MS의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아이팟(iPod)을 겨냥한 MP3 플레이어인 준(June)을 생산했다 실패하는 등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해 2002년 이후 모두 60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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