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 부정합격 학부모 대기업임원 등 지도층 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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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0명 소환 억대기부 확인/성적높인 합격권 9명도 조사/관련자 모두 구속방침
광운대 입시부정은 올 후기입시에서 성적조작으로 합격한 32명 수험생 부모중에 대기업 임원,현역 군장성 등 사회지도층,부유층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 광운대측은 올 전기분과 지난해뿐 아니라 90,91학년도분 입시자료수록 컴퓨터 마그네틱테이프도 모두 없애버린 사실이 확인돼 부정의 규모가 훨씬 클 것이란 추정을 뒷받침했다.<관계기사 3,19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은 7일 학교측이 지난해와 올 전·후기 입시뿐 아니라 이전에도 같은 방법의 대규모 비리를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수사팀을 1백24명으로 크게 늘려 이미 구속 또는 연행된 관련자들을 상대로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같이 보는 이유는 ▲입시관련자료의 보존연한이 4년으로 규정돼 있으나 서둘러 폐기했고 ▲재단전입금이 이무렵부터 3∼4배이상 늘었으며 ▲「더이상 부정입학 청탁을 하지 않겠다」는 광운유치원장 조정남씨(59·여·구속)의 각서가 총장앞으로 작성됐고 ▲이 대학이 수년전부터 부정입학을 자행해 왔다는 잇단 제보 등에 따른 것이다.
경찰은 전날 압수해온 입시자료 분석과정에서 1차로 드러난 올 후기입시 부정합격생(32명)의 학부모 및 알선자 20여명을 6일밤까지 속속 연행,철야조사를 벌여 이들이 학생 한명당 1억∼1억5천만원씩을 학교측에 주고 부정합격시킨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돈을 건네준 학부모 등 관련자들에 대해 모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부정합격생의 부모중에는 H에너지부사장 권모씨와 현역육군소장 장모,스타킹제조 D사 부사장 백모,J레미콘 부회장장 김모,K상사이사 한모씨 등 유력인사가 상당수 포함돼 있으며 거래를 알선한 사람중에는 H사무부처장 방모씨 등 대학 및 광운재단 관계자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학부모들은 수배된 조하희교무처장(52)을 직접 만나 돈을 주고 합격을 부탁했거나 재단관계자의 친인척·타대학교직원 등을 통해 부정입학을 거래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또 마그네틱테이프 분석결과 합격권에 들었는데도 성적이 더높게 고쳐진 학생이 9명이 있는 것을 발견,이들에 대해서도 부정가담 여부를 수사키로 했다.
경찰은 컴퓨터 조작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김순협 전산소장(46)과 이석윤운영부장(59) 등 두명을 6일 밤 구속하고 지난해 입시때의 전산소장 이성백교수(52)를 추가로 수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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