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 어린이 야구장」사라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30년간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며 뒤놀던 소년야구의 요람인 장충 어린이 야구장이 6월말 모습을 감추게 됐다.
서울장충동197 일대 장충공원내 어린이 야구장은 서울시의「남산 제 모습 찾기 운동」에 밀려 남산 능선을 되살리기 위해 흙으로 메워지게 돼 6월말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65년 완공된 장충야구장은 73년 스탠드공사까지 마쳐 1천5백석의 규모를 갖추고 연간 3백 게임을 치러왔다.
장충야구장은 85년 세계 리틀 야구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하는 등 한국야구의 뼈대와 함께 꿈나무를 키워 온 국내 유일한 리틀야구 전용구장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 야구장을 없애는 대신 대체구장 건립계획도 없고 다만 근처에 새로 조성되는 다목적 운동장에서 어린이 야구대회를 유치하면 된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대한야구협회는 3년에 걸친 내분·갈등으로 갈피를 못 잡는 가운데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김동성 부회장마저 4일 집행부에 염증을 느낀다며 사표를 제출하는 등 수수방관 상태에 있다.
한편 중앙부서인 야구협회의 대책만을 바라보다 안방을 잃게된 리틀야구연맹은 서울시에 탄원서를 내 행정변경이나 전용구장마련 대책을 요구키로 했다.
또 학교구장 등에서 경기를 쉽게 치를 수 있는 소프트볼협회도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으나 야구협회의 움직임이 없어 행동을 자제하고 있는 형편이다. <장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