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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설악산 치커리 차|연호탁<관동대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지금 눈 덮인 설악산에는 바람이 모질게 불고 있다. 그러나 바람은 산에만 불지 않는다. 우리 일상생활에도 불고 사람의 가슴속에도 분다. 왠지 삶에 의연하게 맞서기가 두렵고 어깨가 처지거나 괜스레 눈물이 흐를 때가 있는 것은 인간사의 상례-.심기일전의 계기를 마련키 위해 설악산으로 차 여행을 한번 떠나 보자. 번번이 폭설로 길이 위태롭고 추위가 만만치 않아도 여행이란 일단 출발하면 목적지에 닿게 된다.
노정은 아무래도 좋다.
가급적이면 황혼이 붉게 물드는 저녁나절, 이국적인 정취가 불씬 풍기는 한계령을 권하고 싶다. 하늘을 흐르는 신비한 형상에 매료되기도 하고 아슬아슬한 미시령고갯길을 오르내리면서 나래 했던 생을 결연히 떨쳐 낼 수 있다.
여행을 마치고 흥분된 가슴을 지그시 짓누를 때 추천하고 싶은 것은 한잔의 따끈한 설악산 치커리 차. 사뭇 사람의 가슴속깊이까지 파고들며 한차례 소용돌이를 차분히 가라 앉혀 준다.
치커리 차는 설악산 생수를 사용하면 한결 맛이 더해진다. 불을 팔팔 끓여 한 김을 내보낸 뒤 적당량의 치커리를 넣으면 된다. 10여분 묵묵히 차 맛이 우러나길 기다린 후 은은히 스며 나오는 치커리 차 향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차는 본디 어떠한 종류의 것이고 너무 진하거나 뜨거우면 향과 맛을 느낄 수 없는 법. 잘 우러난 치커리 차는 영지버섯을 달였을 때 바로 그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빛깔은 연한 커피 색으로 달면서 쌉 싸름 하고 마시고 난 뒤에도 여운이 오래도록 입안을 감돈다.
치커리란 본래 섭씨 영하 30∼40도의 한대지방에서만 자라는 식물로 소련의 바이칼호 주변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일대에 두루 분포돼 재배되고 있는데 소화작용을 원활케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특히 혈압이나 당뇨병치료에 커다란 효험이 있는데 전문가들은 치커리에 함유된 성분 중 이눌린이란 천연다당류의 작용이라고 말하고 있다.
치커리 차는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2리에 있는 설악 치커리식품(대표 박영숙·0365- 462-3428)이나 우체국 우편주문판매제도를 활용해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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