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자금 유치 안간힘/「1·26대책」후 은행들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수지보전위해 고객취향맞는 상품개발 나서
1·26 규제금리 인하이후 은행들이 저마다 소매금융 확대 등 수지보전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신탁 등 고금리상품에 크게 의존해오던 신설은행들이 더욱 울상을 짓고 있다. 은행들은 너나 할것 없이 원가가 싸고 이동이 적어 안정적인 자금원인 가계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소매금융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지난해말부터 나이·직업 등에 따라 고객계층을 나눠 취향에 맞는 독특한 상품을 개발해 판매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개인소득이 높아지면서 은행의 전체예금중 개인예금의 비중이 기업예금을 앞지르고 있어 개인의 여유자금 유치가 앞으로 은행의 사활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금리인하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게되는 은행은 신탁예금과 이에 따른 신탁대출이 많은 은행이다. 특히 단자사에서 전환한 후발은행들은 신탁예금의 비중이 70%수준(기존 시중은행 40∼50%)인데 그동안 예금을 끌어들인 것은 좋았지만,이제는 걱정이 많다. 신탁상품의 경우 대출금리는 2%포인트 떨어졌는데 수신금리는 1%포인트밖에 낮아지지 않았으며,그나마 만기가 아직도 남아있는 상품의 경우 만기까지 종전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골이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표에서 보듯 그동안 금전신탁은 은행의 자산을 늘리는데 효자노릇을 했는데 이제는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따라서 은행들은 개발신탁·정기예금 등 높은 이자를 주고서라도 예금실적을 올리면 된다는 식의 「실적중시 꺾기」가 아니라 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이나 종업원 급여이체 등 은행에 도움을 줄 「수익중시 꺾기」로 전환하리란 예상이다. 한편 그동안 주로 개인을 상대로 낮은 예금금리로 자금을 많이 확보해온 국민은행·주택은행 등은 부담이 훨씬 덜하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개인들은 저축에 비해 돈을 빌려가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어 이 남는 자금을 다른데 빌려줘 이자수입을 더 많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양재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