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아시아인의 입맛은 어떻게 다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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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천국' 아시아의 다양한 맛을 한눈에 보여주는 다큐멘터리가 신년 초 시청자들과 만난다.

Q채널이 지난 1년간 중국.일본.태국.인도.이란.필리핀.스리랑카.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8개국을 돌며 각국의 고유한 음식 2백여 가지를 화면에 담은 '아시아 푸드 스토리(8부작)'(매주 목요일 오후 4시, 일요일 낮 12시) 가 1일 첫 방송되는 것이다.

기획 단계부터 해외 시장 수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이 다큐멘터리는 단순한 음식 소개를 넘어 음식에 얽힌 문화와 역사까지 다루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예컨대 1부 '귀족들의 만찬' 편에선 일본 오키나와를 찾아가 15세기 류큐왕조가 정치적으로 중국과 일본의 영향을 동시에 받다 보니 음식 문화도 양국의 색채를 동시에 띠게 됐다는 점을 상세히 묘사했다. 류큐왕조 시기엔 새로 왕이 즉위하면 중국에서 사절단이 찾아왔는데, 이들을 접대하기 위해 오키나와에서 나는 재료로 중국풍의 요리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 다큐는 또한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아시아 각국의 맛의 차이에도 카메라를 바짝 들이댔다. 2부 '핫 칠리 스파이스' 편에서 중국.일본.태국.인도 요리의 매운 맛의 정체를 비교 분석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본인들은 음식마다 와사비(고추냉이)를 얹어 정갈한 매운 맛을 즐기는 반면 중국의 사천지방 사람들은 고추를 우린 국물에 재료를 익힌 뒤 다시 그 위에 고춧가루를 뿌려 통쾌한 매운 맛을 즐긴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태국에선 새끼손가락 한마디만한 고추인 프리키노를 온갖 밑반찬에 넣어 타오르는 듯한 매운 맛을 즐긴다고 한다.

이처럼 아시아의 음식 문화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서를 만들어낸 제작진은 그간 만만치 않은 고생을 감수했다는 후문이다. 8부 '낯선 땅, 오지의 음식'을 찍기 위해 해발 3천6백m 위치에 있는 인도의 라다크 지역을 찾았을 땐 스태프가 모두 고산병에 걸리기도 했고, 내전 중인 스리랑카에선 촬영 테이프를 군인들에게 빼앗기는 일도 벌어졌단다.

Q채널 제작팀의 이은희 부장은 "고생한 보람이 있는지 현재 미국.일본 등의 방송사에서 구매 의사를 밝혀와 상담 중"이라고 밝혔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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