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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지니아나 미술관|자연과 예술의 멋진 조화|이경성<미술평론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21세기는 산업사회를 거쳐 문화의 시대가 될 것으로 세계의 석학들은 전망한다. 앞으로는 레저·스포츠보다 문화에 대한 욕구가 크게 늘어난다는 예측이다.
본지는 그 나라의 문하와 역사가 살아 숨쉬는 세계 유명 사설미술관의 설립취지·특징 등을 전문가와 미술애호가들이 쓴 글을 통해 소개한다. 해외여행자들에게는 뜻깊은 관광의 길잡이 역할도 겸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북해가 바라다 보이는 덴마크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루이지아나 미술관은 그가 차지하는 자연의 경관도 그렇거니와 작품의 질로 봐서도 세계에서 으뜸가는 현대미술의 보고다.
특히 전시공간을 인위적인 공간으로 메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어울리게 한 그 경지는 자연과 예술의 조화라는 점에서도 인상적이었다.
미술관 입구는 1800년대 중반 지금의 미술관 자리와 그 주변 일대를「루이지아나」로 명명한 당시 지주 알렉산더 부룬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던 2층 건물을 확충해 사용하고 있는데, 그 뻐김이 없고 소박한 마음씨는 이 미술관을 찾는 사람에게 큰 감동을 준다.
입구는 당초 주택인 소박한 2층 건물이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북해가 바라다 보이는 창문으로 이어진 긴 복도를 전시실로 만들어 잔디 위에 서있는 큰 나무와 그 옆에 서 있는 헨리 무어, 막스 에른스트, 혹은 자코메티 등의 현대 조형물이 함께 어울린 미의 극치를 맛볼 수 있다.
루이지아나 미술관은 1958년 개관 이후 82년 남쪽 관을 마지막으로 총 다섯 차례에 걸친 증축작업을 통해 현재의 미술관으로 자리잡았다. 미술관의 성격은 20세기 이후의 작품을 주로 다루고 있다. 말하자면 20세기 미술관인 셈이다. 피카소, 가보, 미로 등 20세기 전반의 거장들로부터 현재 활발히 작업중인 안젤름 키퍼, 신디 셔먼에 이르기까지 20세기 미술사를 결정짓는 작가의 작품들을 두루 망라한 소장품이 유리창으로 바라다 보이는 북해의 경치와 어울리고 있어 그 아름다움이 세계에서 꼽히는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수도 코펜하겐에서 기차로 40분, 자동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변두리에 있기 때문에 교통이 편리한 미술관은 아니다. 그러나 전세계에서 미술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이 미술관은 늘 빽빽하게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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