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제41기 KT배 왕위전' 고난도 공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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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기 KT배 왕위전'

<도전기1국>
○ . 윤준상 6단(도전자) 　● . 이창호 9단(왕 위)

제6보(70~83)=은근하고 함축적인 백70이 공중전을 불러왔다. 중앙 흑 석 점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다. 백이 만약 폭을 좁혀 잡으러 온다면 흑은 마땅히 버릴 것이다. 그러나 70처럼 폭을 넓히면 흑도 움직이게 된다.

이창호 9단이 71로 비스듬히 전진한다. 언제라도 끊어질 수 있는 위험한 수. 그러나 상대에게도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있는 칼칼한 수.

공중전은 이처럼 고난도 전투이고 고급 심리전이다. 중앙은 의지할 데가 없어 끊어지면 곧장 죽음에 직면한다. 따라서 연결이 필수이긴 한데 자칫 비능률적인 수를 두게 되면 단박 형세에서 뒤지게 된다. 허점을 노출해도 안 되고 너무 견실해도 안 되는 공중전. 그래서 한 방에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고, 한 방에 쪽박을 찰 수도 있는 공중전….

72. 윤준상 6단이 이 9단의 경고를 받아들였다. '참고도1'처럼 백1의 날일자로 가고 싶지만 흑2의 절단이 두려웠다. 이 9단도 이미 롤러코스터를 탄 상황. 우변을 손 빼고 73으로 곧장 공격한다.

74, 76, 78은 흑을 무겁게 만든 수다. 그러나 79에 흑돌이 오는 바람에 '참고도2'처럼 두려던 백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백1로 두면 흑2로 끊는다. 무식하지만 무섭다. 그래서 80으로 조심했고 흐름을 탄 이 9단은 81로 계속 추격한다. 한데 82는 무슨 수일까. 그에 대한 83은 또 무슨 동문서답인가.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