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헤로인 비상/동남아 양귀비수확기/밀매단들 중계지로 악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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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적발 1년새 10배로 늘어/제3국서 한국화물 검색 느슨하자 기승/단속반원 3배로… 탐지견도 투입
김포공항에 헤로인 비상이 걸렸다.
미얀마·라오스·태국 등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인 「황금 삼각지대」(Golden Triangle)가 1월부터 건기에 접어들어 헤로인 원료인 양귀비 수학기를 맞으면서 국제 마약밀매책 등이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는 정보와 함께 이들이 마약 최대 소비국인 북미·일본으로 통하는 최적의 중계지로 한국을 꼽고 있기 때문.
◇비상=김포세관은 태국 등 동남아,파키스탄 등 서남아,남미 등 마약 주요 생산국가에서 입항하는 항공편에 대한 승객·화물에 대한 감시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국제마약 조직원 2천여명의 명단을 확보,이들의 동태를 주시하고 있다. 또 미국 마약단속청(DEA),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아시아 16개국이 가입해 있는 홍콩의 「지역연락사무소」(RLO) 등과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는 등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지게꾼」들의 마약 반입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반입량도 해마다 대형화하고 있는 추세여서 4일부터 대인용 마약탐지견인 애완견 2마리를 국제선 1,2청사내 보세구역(CIQ)에 배치한데 이어 현재 10명으로 구성된 김포세관 마약계를 마약과로 승격,인원을 3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대형화=김포세관이 집계한 지난해 불법 마약류 적발 실적은 헤로인·히로뽕·코카인 등 1천82억원어치로 91년 96억원어치에 비해 무려 11배이상 늘어났다. 이중 헤로인의 경우 지난해 28㎏(1천억원어치)을 적발,91년 3㎏(77억원어치)보다 10배나 많았으며 개인당 반입 규모도 91년 최고 2.4㎏에서 지난해 5.6㎏으로 대형화되는 추세.
「황금 삼각지대」에서 연간 생산되는 양귀비 생산량은 미얀마 1천2백t,라오스 3백t,태국 30t 등 1천5백30t으로 전세계 헤로인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채성김포세관장은 『공항에서 적발되는 마약의 대부분이 한국을 거쳐 미국·캐나다·호주 등 제3국으로 나가는 것』이라며 『이는 김포세관의 마약단속이 다른 나라에 비해 철저하다는 사실이 국제적으로 알려져 있어 한국을 거쳐가는 승객이나 화물의 경우 외국공항에서 단속이 느슨하다는 점을 악용,마약 운반책들이 김포공항을 중계지로 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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