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 프로축구 5월 출범 세계 넘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일본이 프로야구에 이어오는 5월 프로축구를 출범하게 돼 한국은 물론 아시아축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제대국 일본은 미국과 함께 프로야구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데다 축구마저 프로를 발진시킴으로써 아시아 제패는 물론 세계무대로의 진출을 노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는 것이다.
일본은 이미 지난해 북경 다이너스티컵대회와 아시아 컵 축구대회(히로시마)를 제패하는 등 맹위를 떨쳤었다. 특히 일본은 2002년 월드 컵 대회 유치에 적극적이어서 한국 축구계에 위기감 마저 조성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축구가 90년대 들어 강세를 보이며 전국적인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일본축구협회의 집중적인 뒷바라지와 오랜 홍보캠페인을 통해 축구문화의 성숙을 도모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 지난해 11월 벌어진 일본리그 결승전에는 6만여 명의 관중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열광적이었다.
일본축구협회는 해마다 10억엔(약 60억 원)이상의 예산을 투입, 기린 컵(5월)도요타 컵(12월)등 굵직한 세계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나이 어린 유망주들을 조기발굴,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등 경기 력 향상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대표선수단은 물론 중·고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4∼5년 전부터 방학시즌을 이용, 독일·브라질 등 축구선진국에 유학시켜 경기력 배가에 힘쓴 게 주효해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은 특기할 만한 대목이다. 현재 일본 축구대표팀의 대들보로 성장한 미우라(25)·기타자와(24·이상 요미우리 닛본 소속)등도 이 같은 코스를 밟은 축구 엘리트들로 이들은 각각 2∼3년간 브라질에서 축구수업을 쌓았었다. 또 성숙된 축구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은 이미 오래 전부터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유치키로 하고 국제축구연맹(FIFA)을 통한 유치활동 뿐만 아니라 일본국민을 상대로 대대적인 홍보캠페인을 벌여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놓은 상태. 심지어 세계각국에 나가 있는 외국주재 상사원들까지 유치활동에 발벗고 나설 정도.
이와 함께 펠레 등 왕년의 유명스타를 축구고문으로 위촉, 세계 축구 인들을 상대로 한 로비창구로 활용하는 등 월드컵 유치에 대한 일본 축구계의 열성은 대단하다.
오는 5월 출범 예정인 일본프로축구의 태동 역시 축구 붐 조성에 한몫 단단히 거들고 있음은 물론이다. 모두 10개 팀으로 닻을 올리는 일본 프로축구(J리그)는 93년을 일본축구 중흥의 계기로 삼아 외국의 유명선수들을 파격적인 대우로 스카우트하는 등 벌써부터 붐 조성을 위한 홍보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10개 구단에서 확보해 놓고 있는 걸출한 외국선수들은 모두 27명. 브라질선수가 16명으로 가장 많고 체크(4명), 아르헨티나·슬로베니아(이상 각 2명)의 순 이며 미국(다니엘)·중국(자쉐이췐) 선수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가운데 꼽히는 대어로는 영국프로 출신의 리네커(나고야 소속·연봉 약 54억 원)를 비롯, 브라질의 지코(히로시마·12억 원)·조르징요(나고야·3억 원)·레나토(닛산·2억7천 만원)등.
일본 팀들은 최근 한국선수들의 스카우트교섭에도 나서고 있는데 히로시마 팀이 노정윤(고려대)과 계약을 맺었다.
또 프로의 이기근(포철)은 지난해 12월 일본프로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취업 서를 제출하는 등 앞으로 계속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일본축구는 착실히 성장, 아시아 맹주로의 부상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한발 앞서 출발한 한국축구는 이제 일본을 배워야 할 형편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드높다.

<전종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