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변·복통 동반… 오래 끌면 암으로 악화-송인성 교수<서울대의대·내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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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 42세의 남성이다. 8년 전부터 대변을 보면 피가 묻어 나와 당시 종합법원에서 검사해본 결과 직장폴립으로 진단됐다.
직장폴립이 10년 넘으면 암으로 변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최근 입원하려 해도 유명 병원에 입원실이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요즘도 설사와 같은 묽은 변에 피가 묻어 나오며 체중이 줄고 아랫배가 거북하다.

<답> 폴립(용종)은 위·장 점막의 특별한 자리에서만 세포가 증식, 융기한 것을 말하는데 넓은 의미에서 암도 용종이나 보통은 양성의 혹만을 용종이라 한다.
직장폴립의 자각증세는 혈변과 하혈·복통 등이다.
그러나 이런 증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장을 포함, 대장에 생긴 용종을 치료하지 않고 둘 경우 10년 뒤면 전환자의 10∼15%가 대장암에 걸린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용종절제 수술을 하면 전환자의 6%에서 용종에 국소적으로 암이 퍼져 있으며 용종의 크기가 지름 2cm를 넘으면 40% 정도는 암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용종은 암 예방 차원에서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용종에는 반드시 암으로 되는 선종성 용종과 암으로 되지 않는 비후성 용종이 있으나 선종성이 60∼70%로 훨씬 많다.
용종은 약물로 치료해선 없어지지 않으며 방치해두면 크기가 커지고 숫자도 늘어나므로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용종은 모양에 따라 버섯처럼 생긴 것은 내시경을 통해 절제수술을 하며 산등성이처럼 부풀어 오른 것은 레이저 광선을 쬐어 태워버린다.
용종 절제술의 90% 정도는 입원하지 않고도 수술이 가능하다.
상담자의 경우 병력이 8년이상 됐고 현재 증상으로 보아 악성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꼭 입원하지 않더라도 병원외래에서 가능한 한 빨리 대장암으로의 변화여부를 검사해봐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대장용종·대장암은 육류 섭취 증가 등 식생활 변화로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항문 출혈이 있을 때는 물론 출혈이 없더라도 40∼50대 이후부터는 연1회 직장검사를 받아보는게 좋다.【정리=문경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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