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 「불법모조품」에 중기 휘청/중국·동남아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특허얻고도 저가 밀려 판로 막막
중소업체들이 세계적인 히트상품을 개발해 놓고도 중국·동남아 등에서 불법모조품을 만들어 저가공세를 취하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거나 무너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현지 국가들이 불법복제품 방지에 소극적이고 정부도 정보수집이 전혀 없는 등 무관심한 실정이어서 정부차원의 국제산업재산권보호협의(파리협약) 이행요구·통상협상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9일 부도사실이 밝혀진 MAI사의 경우 지난 87년 자체개발한 아이디어완구 「그립볼」로 한때 미국 완구시장에서 베스트 4(판매량 기준)에 올랐으나 대만·중국 등으로부터 절반가격 이하의 모조품 공세에 시달리면서 판매부진을 겪다 무너진 것으로 밝혀졌다.
MAI사측은 미국에서 특허를 얻은 제품에 대해 지난 89년부터 대만에서 모조품이 쏟아져 나오자 수백만달러의 변호사 비용을 들여가며 2년동안 소송을 벌인 끝에 올해초 승소했으나 패소한 대만 중소업체로부터 피해보상을 받지 못한데다 대만의 모조품 제조업체가 10여군데에 달하고 중국산 제품은 소송조차 걸 수 없는 등 한계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특허품인 향수냄새가 나는 세라믹을 원료로 서양의 고성 등 집모양을 축소한 명절 선물용품을 수출하고 있는 세홍기업도 홍콩 등에서 불법복제품이 공공연히 팔리고 있어 방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 회사 김만석사장은 『홍콩에서 우리 것을 조악하게 불법복제한 제품이 제조국은 일본,설명서는 한글로 씌어진 엉터리 일본제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무역진흥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업들은 수출대상 국가에 특허등록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정부를 통해 현지 정부에 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 정부·업계가 공동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