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씨름연맹·협회, 샅바싸움 말고 이젠 단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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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씨름은 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거치며 10개 가까이 되던 프로씨름단 대부분이 해체되고 지금은 현대 삼호중공업만 홀로 남아 있다. 게다가 주도권을 둘러싼 씨름인의 갈등이 극에 달해 최홍만.이태현 등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씨름판을 떠나 격투기 선수가 됐다.

27일부터 당진에서 열리고 있는 체급별 장사대회는 8개월 만에 프로팀이 참가한 정규 대회며 지상파방송인 KBS-TV도 오랜만에 생중계하고 있다. 김칠규 현대삼호씨름단 감독은 "씨름인이 단결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중견 씨름인들은 곧 씨름 정상화 방안을 낼 계획이다. 여기에는 씨름협회와 씨름연맹의 일원화 방안, 팀 창단 문제가 포함돼 있다. 마침 연맹 총재직무대행인 이홍기씨가 "씨름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사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창식 회장은 "앞으로 프로와 아마가 같이 출전하는 대회를 자주 열겠다"고 했다. KBS도 계속 중계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 지금 씨름연맹과 씨름협회 간에는 상호간 여러 건의 명예훼손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런 것을 모두 거둬들여야 한다. 그래야 통합이니 단결이니 하는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 씨름연맹이 상표등록을 해놔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백두.한라 장사 타이틀도 풀어야 한다. 자기들끼리 진흙탕에서 싸우는 씨름을 국민이 사랑해 줄 리가 없다.

당진=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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