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록·R&B·솔 뒤섞였다고? 그게 바로 우리 음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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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룬 5의 보컬 애덤 리바인.

23일 도쿄 오다이바의 ‘제프 도쿄’. 5년 만에 내놓은 2집 앨범 ‘잇 원 비 순 비포 롱(It Won’t Be Soon Before Long)’으로 세계적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록밴드 ‘마룬 5’의 공연이 열렸다. 이날 입장권은 한 달 전 예매 1분 만에 매진됐다. 7500엔(약 5만6000원) 짜리 티켓이 경매 사이트에서 5만엔(약 37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날 그들의 세련된 그루브(흥)와 뚜렷한 멜로디는 2700여의 관객을 사로잡았다. 중독성 강한 목소리의 보컬 애덤 리바인은 빼어난 기타 연주로도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연상시키는 승마 자세도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앙코르곡 ‘쉬 윌 비 러브드(She Will Be Loved)’에서 더 센 것을 원하는 관객의 반응을 읽은 듯 기타 애드립을 길게 가져가며 객석을 달아오르게 했다.

‘마룬 5’는 수퍼밴드다. 1집 앨범을 1000만 장이나 팔아 치웠다. ‘디스 러브(This Love)’ 등의 히트곡도 쏟아냈다. 그들은 2집 앨범에서 더욱 강한 그루브와 80년대 팝 사운드를 절묘하게 융합했다. 타이틀곡 ‘메익스 미 원더(Makes Me Wonder)’는 발표 4주 만에 빌보드 싱글차트 64위에서 1위로 수직 상승했다. 공연 다음 날 도쿄의 한 호텔에서 보컬 애덤과 기타리스트 제임스 밸런타인을 만났다.

 -마룬 5의 음악은 록과 R&B, 솔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록’이라는 평가다.

 꽤 정확한 표현이다. 어렸을 때부터 멤버들 모두 록밴드의 곡뿐만 아니라 R&B도 연주했다. 팝힙합도 좋아한다. 그런 평가에 만족한다.”(애덤)

-독창성의 비결이 있다면.

 우리의 음악은 전혀 독창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다. 접하기 쉽고, 즐기기도 쉽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 같은 사운드를 들려주는 밴드가 없다는 것이다. 비결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곡은 히트하겠군’ 하는 것 정도는 미리 알 수 있다. 어린 동생들이 있는데 그들이 한번 듣고 멜로디를 흥얼거리면 그 곡들이 크게 히트한다.”(애덤) 스타일을 섞고, 편곡을 함께 할 때, 멤버들 사이에 화학작용이 일어난다. 앨범을 함께 만든다는 유대감이 우리의 색깔을 만든다.”(제임스)

 -록의 미래를 마룬 5에서 찾는다는 평론가도 있다.

 우리는 록의 경계 밖에 있는 것들, 힙합이나 R&B 등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흥미로운 스타일의 퓨전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음악은 그렇게 발전해왔고, 그것이 음악의 미래다.”(제임스) “대담한 용기를 갖고, 여러 걱정을 떨치고 음악에 집중한다면 음악의 진화도 매우 다양해진다.”(애덤)

-고등학교 시절 만들었던 밴드 카라스 플라워스(Kara’s Flowers)의 음악은 얼터너티브 록이었다.

 ‘송스 어바웃 제인(Songs About Jane)’ 앨범 작업을 할 때, LA의 모든 밴드가 얼터너티브 록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얼터너티브 록을 하지 않기로 했다. 얼터너티브 록의 대안 음악을 하고자 했다. 그것이 진정한 얼터너티브라고 생각한다.”(제임스)
“우리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음악을 하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즐기는 만큼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즐겼으면 한다. 우리가 음악을 통해 전하려 하는 것은 록에 더 가깝다.”(애덤)

-더욱 강해진 그루브가 느껴진다.

 최근 4년간 허비 행콕퀸시 존스 등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 그들의 음악이 갖고 있는 정교하면서도 변화무쌍한 리듬의 배치를 추구하고 싶었다. 그들의 음악을 파고 들었다. 복고적이면서 현대적인 느낌의 곡들이 나올 수 있었다.”(애덤)

-두 번째 싱글 ‘웨이크업 콜(Wake Up Call)’은 어떤 곡인가.

“한 남자가 자신의 아내와 다른 남자가 한 침대에 있는 것을 보고 둘 다 죽인다는 스토리다. 매우 어두운 얘기다. 나에 대한 얘기는 아니지만, 뭔가 이상한 것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기존의 나에게 지쳐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 자신의 깊은 곳에 있던 또 다른 나를 끄집어낸 것일지도 모른다.”(애덤)

 -이번 앨범에서 한 곡을 추천한다면.

 “원 고 홈 위다웃 유(Won’t Go Home Without You)’다.”(애덤) “캔 스톱(Can’t Stop)’이 마음에 든다.”(제임스)

 도쿄=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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