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태양의 유혹 필리핀 바다의 매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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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태양과 산호의 섬나라」 필리핀은 7천1백7개의 섬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이름이 붙어 있는 유명도는 2천7백여개고 나머지는 거의 작은 산호초로 이루어져 있을 뿐이다. 따라서 그만큼 아름다운 해안이 많아 해수욕·스킨스쿠버·윈드서핑 등 해상 레저활동을 하기에 알맞은 명소들이 이곳 저곳 널려 있는 셈이다.
필리핀은 연중 섭씨 25∼32도의 무더운 날씨. 추운 날씨엔 상상도 할 수 없는 해상레저를 이곳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필리핀에서 가 볼만한 유명관광지를 소개해본다.

<바다 밑 20m 투명>
▲아닐라오=발라야만을 끼고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세부·팔라완 지역과 함께 손꼽히는 해변휴양지다.
20m이상의 해저시계를 자랑하는 투명한 바닷물과 20여 곳의 다이빙 포인트가 마련돼 있어 스킨스쿠버를 즐기기에 최적지로 손꼽힌다.
완만한 경사와 붉게 물든 단풍잎을 연상시키는 산호초·형형색색의 열대어들은 다이버들에게 환상의 세계를 맛보게 해준다. 스킨스쿠버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스노케링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또한 이곳은 작년 서남아시아 원드서핑대회가 열렸을 만큼 윈드서핑을 즐기기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대나무와 야자수 잎으로 만든 리조트들이 들어서 있어 신혼여행·가족단위 휴양지로도 손색이 없다.
▲세부=마닐라에서 필리핀 국내항공으로 1시간 거리며 1521년 마젤란이 상륙했던 섬.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로 성벽이나 기념비 등 역사의 향기가 불씬 나는 섬이다. 길이 3백㎝·폭 40㎝의 기다란 섬 세부는 주변 섬들과 함께 바다·산호·모래와 태양이 손짓하는 환상의 섬이다. 마젤란과 싸웠던 원주민 추장의 기념비가 있고 세부의 명산 품인 기타공장이 있다.
▲팍상한 폭포=아닐라오에서 마닐라로 들어오는 거리의 3분의1 지점에 있는 이곳은 급류 타기 관광지로 이름난 곳이다. 방카라는 통나무배를 타고 1시간 가량 원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 낙차 1백m나 되는 폭포를 구경하고 다시 계곡의 급류를 단숨에 내려오면서 스릴만점의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조그마한 통나무배에 사공이 앞뒤로 두 사람이 타고 바위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장대 하나로 조종한다.
◇마닐라 시내
▲리살 공원=마닐라 중앙부에 있는 시민휴식처로 옛 이름은 루네타 공원이다. 필리핀 독립의 영웅 호세 리살의 동상이 공원의 상징이며 잔디밭과 수목이 잘 정돈되어 있다. 공원동쪽의 인공호수에는 필리핀군도 전체의 모형이 만들어져있어 필리핀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놓았다.
▲국립박물관=리살공원 북쪽에 위치한 옛 국회의사당 건물 안에 있는 박물관이다. 이 나라의 민간공예품을 비롯해 자연사와 이슬람 문화에 관한 전시물이 주류다.

<낭만 넘치는 거리>
▲로하스 대로=리살 공원에서 마닐라만을 따라 남쪽으로 뻗은 아름다운 해안도로다. 야자나무 가로수가 시원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넓은 도로에서 바라보는 석양의 마닐라만 경관이 볼만하다.
▲인트라무로스=필리핀 통치를 위해 스페인이 1571년에 축조한 성벽도시의 폐허다. 리살 공원 북쪽에서 파시그강 기슭까지 갈색의 성벽이 뻗어있어 당시의 도시규모를 짐작하게 해준다.
성벽 안에는 총독관저를 비롯해 12개의 교회와 3개의 수도원, 2개의 대학과 병원, 지배 계급의 저택과 3백 가구 이상의 주택 등이 들어서 있었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에 대부분 파괴되었으며 지금은 성벽과 성문의 일부만 복원되어 있다.
▲산티아고 요새=인투라무로스 북서쪽 파시그강 기슭에 있다. 마닐라만을 살펴 볼 수 있는 전략상의 요충이며 6백m나 되는 둘레에는 해자를 파고 돌다리를 놓았다. 처음에는 이슬람교도가 목책을 둘러친 요새로 축조하였으나 스페인 군이 성채로 고쳐지었고 후에는 포로수용소로도 쓰였다.
성문을 들어서면 2층으로 된 리살 기념관이 있고 독립의 영웅인 호세 리살에 관한 자료와 유물이 모두 전시되어있다.
안쪽의 벽돌집에는 리살이 스페인 군에 의해 처형되기 전 갇혀 있던 방을 그대로 보존. 또한 무기탄약고 자리와 지하감옥 등이 남아있다. 지하감옥은 수면보다 낮기 때문에 밀물 때는 전장까지 물이 차서 죄수가 익사하게 되어 있으며 시체는 문을 열면 파시그강으로 떠내려가게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이곳은 이제 공원으로 탈바꿈되어 있고 야외극장과 필리핀요인들이 타던 자동차의 전시장도 조성되어 있다.
▲말라카냥 궁=파시그 강변에 서있는 스페인 식의 아름다운 궁전이다. 1986년의 2월 혁명으로 독재자 마르코스 대통령이 추방됐던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스페인인 대지주의 저택이었다가 1863년부터 스페인 총독의 관저로 바뀌었다. 그후 미국·스페인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이 총독관저로 사용했고 필리핀 대통령으로서는 케손 대통령 때부터 대통령 궁으로 사용되었다. 아키노 전대통령은 집권하자 이곳을 역사 박물관으로 일반에게 공개했다..
▲성오거스틴 교회=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교회로 1599년에 짓기 시작하여 20년이나 걸려 완성되었다.
1945년의 폭격으로 인트라무로스 성안의 다른 건조물이 모두 파괴되었을 때에 이 교회만 무사하였다. 내부에는 호화로운 샹들리에와 파리에서 들여왔다는 스테인드 글라스 있고 제단왼쪽 예배당에는 초대 스페인 총독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교회의 오른쪽은 박물관이 되어 있으며 어린 예수의 상인 「산토니뇨의 상」을 비롯한 17∼18세기의 귀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하이알라이 경기장=리살 공원에서 타프트 거리를 사이에 두고있는 경기장이다. 하이알라이는 스페인에서 전래된 스피드한 구기인데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밤 열린다.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지만 승부권을 사서 재미를 곁들인 도박을 해보는 것도 흥미있는 일이다.

<지방특색 한눈에>
▲니용필리피노=일명 필리핀 문화촌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필리핀을 알기 위해서는 꼭 들러야 하는 곳으로 국제공항 앞에 있다. 필리핀을 구성하는 6대 지방의 모형이 넓은 부지에 바다까지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져 입체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다.
▲코코넛 팰리스=필리핀 플라자호텔 오른쪽에 있는 구 영빈관이다 로마교황의 방문을 계기로 1981년에 건립되었다 건물 전체의 70%가 코코넛, 나머지 30%는 조개껍질·산호 등 필리핀의 특산물로 건립된 특이한 건물이다 .
▲마카티지구·마닐라시 남동쪽 구릉지대에 펼쳐져 있는 신흥도시 도시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마카티에는 커머셜센터·레스토랑·백화점·호텔 등 고층빌딩이 모여있고 대기업들의 오피스 거리이기도 하다. 상상을 초월한 고급 호화주택들이 즐비한 백만장자의 거리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글=오동근 기자·사진=장남원 기자】

<여행정보>
필리핀항공(774-3411∼3)이 매주 화요일·금요일 두 차례 서울∼마닐라간 왕복 운항한다. 그밖의 항공사 노선도 많이 개설돼 있어 이용의 폭이 넓다.
서울∼마닐라간 비행소요 시간은 3시간30분 안팎. 마닐라에서 아닐라오까지는 시외버스로 바탕가스시까지 간 다음 필리핀 특유의 대중교통수단인 지프니로 갈아 타면 된다.
한국의 여행업체인 써클투어(725-6086∼7)가 아닐라오 현지에 리조텔을 직접 운영하면서 교통·숙박·일체의 레저장비 등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밖에 필리핀에 관한 여행정보를 얻으려면 서울 중구 소공동 호텔롯데 3층에 자리잡은 필리핀 정부 관광성(773-6422)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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