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품 시장점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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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큰돈 안들이고도 제품을 즉각 생산할 수 있는 업종이 제과분야다..
그래서 하루가 다르게 신제품이 나오고 어떤 제품이 잘된다 싶으면 곧 비슷한 제품이 등장하는데 이중 동양제과와 롯데제과가 벌이고 있는 판매 전은 곧잘 바둑에 비유된다.
바둑에서 선수가 좋은 자리를 먼저 차지, 게임을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신제품은 경쟁제품이 없는 상태에서 혼자 소비자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이점을 갖는다.
그러나 쓸데없는 선수를 두면 상대방이 손을 빼고 다른 곳에 두어 큰 낭패를 보듯이 신제품은 새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어려움이었으며 실패할 경우 경쟁회사에 상대적인 큰 이익을 주게 된다.
지금까지 동양과 롯데의 경우를 살펴보면 주로 동양이 선 제품으로 선수를 치면 롯데는 그 제품과 비슷한 후발 제품으로 응수하는 양상을 보였다.
동양이 올해 젤라틴 젤리를 재료로 이용, 「마이구미」라는 독특한 제품을 내놓자 롯데는 「참새방앗간」으로 응수했고 오리온 「센스민트껌」에 대응키 위해 롯데는 「키스민트껌」을 내놓았다.
동양이 오래 전 내놓은 초코파이나 지난해 개발한 후라보노·아세로라껌에 대해 롯데는 아예 이름까지 똑같은 제품을 내놓고 있을 정도. 이유는 간단하다.
바둑에서 한쪽이 수십 집을 미리 확보했을 경우 상대방은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선수를 통해 공격을 하게 마련이고 이쪽은 가급적이면 안전하게 응수해주는 이치와 같다.
롯데는 업계 1위답게 어떤 상품도 일반소매점 등에 떠 안길 수 있는 막강한 유통조직을 확보하고 있어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색다른 제품을 내놓기보다 유사제품으로 견제하며 짭짤한 이익을 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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