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 힘드네 … KIA의 마무리 투수 한기주 팀 부진 속 16일 만에 세이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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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6월 10일 광주에서 열린 SK-KIA전. 8회 초 투아웃 상황에서 KIA 마무리 투수 한기주(20)가 마운드에 올랐다. 한기주는 공 16개를 던지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KIA의 3-2 승리를 지켰다. 시즌 14세이브로 이 부문 공동 1위인 LG 우규민, 삼성 오승환(이상 15세이브)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그러나 한기주는 이후 15일간 단 1세이브도 추가하지 못했다. 팀이 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마운드에 오를 기회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KIA는 15일부터 7연패를 당했고, 20일과 23일 등판도 세이브와는 상관이 없었다.

우규민 등 경쟁자들이 속속 세이브를 올리며 앞서 나가는 것을 더그아웃에서 지켜 봐야만 했다.

26일 한화전에서 한기주는 모처럼 등판 기회를 잡았고, 한풀이라도 하듯 일곱 타자를 맞아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15세이브를 올린 한기주는 이 부문 1위 우규민(18세이브)과 공동 2위인 오승환.정재훈(이상 17세이브) 등에게 뒤처져 있다.

한기주는 KIA가 임창용 이후 오랜만에 찾은 소방수다. 98년 시즌 8승7패35세이브(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한 임창용이 삼성으로 자리를 옮긴 뒤 KIA에는 뛰어난 마무리 투수가 없었다. 2001년 이후 네 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우승에 이르지 못했다. 이때마다 '소방관의 부재가 아쉽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최고 시속159㎞의 직구를 자랑하는 한기주가 팀 성적 부진으로 시동만 켜놓은 채 '공회전'하는 경우가 많으니 본인이나 코치진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김봉근 KIA 투수코치는 "오랜만에 발굴한 마무리 투수인데, 팀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마운드에 올릴 기회가 없어 아쉽다"고 했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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