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크리스천 문학가협 회장 황경락 목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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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낯선 첨단 산업 사회에서 벌어먹고 살기 위해 바쁘다보니 미주 한인들은 같이 모이기도 힘들고 심성 또한 억척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피곤하고 거친 삶과 정서를 위무하고 순화할 종교적·문화적 제도가 필요하다고 느껴 미주 크리스천 문학가 협회를 결성, 기독교와 문학을 묶는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시인이자 목사인 미주 크리스천 문학가 협회 회장 황경락씨 (58)는 일시 귀국, 협회를 이렇게 소개했다.
한신대를 졸업하고 목회 활동을 하던 황 목사는 79년 시집 『아직 아니다』를 펴내며 목사 시인이 돼 81년 도미, 현재 뉴욕 목민 장로 교회 담임 목사를 맡고 있다.
미국에서도 계속 시작 활동을 하던 황씨는 미 동북부 지역 기독교도문인 25명과 함께 90년10월 「미주 크리스천 문학가 협회」를 결성, 매달 문학의 밤 행사를 가져오고 있다.
『주일마다 모여 예배를 갖는 것도 교포 사회의 화합을 위해 중요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문학이 곁들여진다면 황량한 이국에서의 정서적 삶에 유익하고 또 선교에도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황씨는 미국 교포 사회의 문제로 「돈만 벌면 다」라는 철저한 배금주의를 든다. 돈이면 다 된다는 그릇된 생각에서 비롯된 공동체의식 결여가 결국 LA흑인사태 때 한인이 당한 이유라는 황씨의 지적이다.
『어떻게든 돈만 벌고 교회에 나와 기도하는 것만으로 교포 사회, 나아가 전세계 이웃과 화합할 수는 없습니다. 이웃을 문화적·정서적으로 묶는 끈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문학의 밤」 「가곡의 밤」등을 열어 교포 사회의 화합도 꾀하고 모금된 돈으로 흑인 청소년 사업도 펼치려합니다.』
최근 출간된 미주 크리스 천문학가 협회 회원 작품 선집 『이민 문학』 (대한기독교서회)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들른 황씨는 성탄절 즈음해 돌아간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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