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특별기획(3당후보 장점진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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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당 후보라야 하나 기고/민자당 김영삼후보/청렴 정치로 부패끊을 지도자/설득으로 화합수완/이한동 선대부위원장
내가 첫째로 장담하고 있는 김영삼후보의 대통령 자격은 그가 국민적·시대적 염원인 「변화와 개혁」을 혼란없이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안정이라는 토대없이 무턱대고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부담을 가지고 있다.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는데 있어 국정의 불안이나 사회적 혼란이 야기된다면 「개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개혁을 무리없이 추진할 수 있는 조건인 정치적 안정이란 어떻게 마련되는가.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이다. 국민 다수가 한마음이 되는 정치적 조건은 결국 국민이 스스로 뽑은 정치인들,즉 대통령을 위시한 정부와 국회가 조화를 이루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조건을 말한다. 국회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자유당의 김영삼후보는 따라서 군소정당의 타후보들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안정감을 갖춘 후보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실천력을 겸비한 유일한 후보인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김영삼후보가 갖춘 개인적인 덕목은 그야말로 전환기의 우리나라로서는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3당합당이후 내가 관찰한 김영삼후보의 가장 큰 정치적 덕목은 바로 「깨끗함」이다. 그가 20년이상을 살았다는 상도동집은 그 집을 처음 방문한 나에게는 차라리 충격이었다. 그가 40년 정치생활을 하면서도 그 흔한 정치자금 스캔들 하나 없었다는 사실을 말없이 웅변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김영삼후보의 사심없는 청렴함은 그가 주장하고 있는 「부패없는 신한국」을 건설하는 필수적 조건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또한 김영삼후보를 지원하는 내가 커다란 자부심을 갖는 이유는 그가 타후보와는 달리 「믿을 수 있는 지도자」라는 점이다. 그는 과거 독재에 항거하며 민주화운동을 선도하던 시절부터 지금부터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치적 지향에서 벗어나 본 일이 없다. 언제나 정도를 걸었으며,어려운 시기에 자칫 유혹당하기 쉬운 독선에 빠지지 않고 순리의 길을 걸었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삼후보는 조국의 민주화가 필요한 시기에는 민주화투쟁에 전력하고,이제 국가의 새로운 건설이 필요할때 과감한 결단으로 이를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김영삼후보의 정치철학은 간명하다. 국민들의 뜻을 바르게 실천하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라는 것이다. 따라서 때로는 매우 어려운 것처럼 보이는 정치적 문제도 그는 쉽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것은 교만하지 않고 국민의 뜻에 복종하는 것이다. 제2이동통신 사건은 그의 결단력과 추진력이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 잘 말해주고 있다. 당시 정부관계자들은 사업자의 선정이 공평무사하다는 것을 김영삼후보에게 설득시키려 노력했으며,김영삼후보 역시 당국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그러나 김영삼후보는 공평무사하다는 사실 자체보다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하여 국민이 정부를 믿게 하는 것이 정치인과 정부의 도리라고 오히려 설득한 바 있다.
김영삼후보가 주창하는 신한국은 시대적 소명이다. 과거 독재의 잔재와 민주화의 부작용이 어우러져 정체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막힌 물꼬를 터서 활력넘치는 신한국을 건설하기 위해 우리당의 김영삼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은 역사적 필연이라 감히 확신한다.
◎민주당 김대중후보/「변화와 안정」 함께 이룰 적임자/40년 준비가 큰 재산/조세형최고위원
지금 우리 국민들은 변화를 통한 참된 안정을 원하고 있다. 그것이 추세이자 대세를 이루어가고 있다.
동일세력에 의한 31년간의 장기집권은 극도의 정치 퇴락과 심한 사회부패를 가져왔다.
지난 수년간의 민자당 정치가 더욱 우심했다.
이렇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바꿀만한 때가 되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이 이상의 무변화와 정체는 오히려 안정을 해칠 수 있다. 변화를 통한 새정치만이 이 숙환을 타개해 나간다.
지난번 미국 대통령선거의 처방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그런데 바꾸기는 바꾸는데 누구로 바꾸느냐는 것은 마지막 단계까지 많은 부동표의 원인이 되어왔다.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국민들은 하나 둘씩 최악의 제거작업을 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첫째,3당야합에 대한 도덕성의 제기가 그 첫 관문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국민배신으로 규정지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누가 더 공명선거를 지키느냐,안 지키느냐가 이번에는 큰 이슈가 되었다. 그런 뜻에서 최종단계의 민자당 전략이었던 이른바 색깔론의 흑색선전물 파동은 민자당 스스로에 치명적 실책이 되었다.
공산주의가 다 무너져가는 이 마당에 색깔론이 제기된 것은 너무 공허했으며,또 그 제기방법이 지나치게 노골적이어서 인간배신의 혐오감까지 수반했다.
셋째,지나친 금품살포와 거대한 선거자금의 동원은 가뜩이나 어려운 국민경제에 커다란 거부감으로 역작용하였다.
이번 선거처럼 관광을 보내고,시계를 주고,향응을 베풀고,동원비를 지급해놓고도 그 효과에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은 선거는 없었을 것이다.
이상과 같은 기준으로 많은 부동표가 제 갈길을 찾아나서기 시작하였다.
우리 민주당은 처음부터 철저히 법을 지키고 적은 돈을 쓰며 선거를 과열시켜서는 안된다는 대원칙으로 선거전을 시작하였다.
그것은 많은 국민의 공감을 얻었을 뿐 아니라 선거의 정통성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선거의 정통성이 있어야 그뒤의 정국안정과 대화합의 정치를 펴 나갈 수 있는 기틀이 되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에는 바꿔보자」의 대세속에서 유일하게 남는 차선의 선택이 되었지만,그런 피동적인 이유가 아니고서도 민주당만이 결국 정권교체의 유일한 준비자격을 가진 정당이라는 결론을 얻기에 이르렀다.
당과 더불어 특히 김대중후보는 40년간 일관되게 원칙을 지켜왔고 또 꾸준하게 그 준비를 해온 유일한 후보다.
앞으로 김대중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거기엔 많은 적극 지지표와 함께 상당수의 조건부 소극표가 가세했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새롭고 열심히 정치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변화를 바라는 민의를 바탕으로 대화합의 정치,거국내각의 구성을 통한 구조적 안정기반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바꾸기는 바꾸되 민주당밖에 대안이 없다는 것이 하나의 추세요,대세가 되었으며 따라서 김대중후보에게 마침내 최후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역사의 순리로 귀착하게 되었다.
◎국민당 정주영후보/「양김시대」청산할 유일한 대안/「경제전쟁」이길 능력/김정남원내총무
국민당 정주영후보가 정치에 몸을 담고 대권경쟁에 나선 것은 양김씨에게는 국운의 성쇄가 걸린 앞으로의 5년을 맡길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차기대통령에게 부여된 국민적 기대는 막중하다.
첫째로는 정치적 대개혁이 있어야 한다. 정치적 과제는 대개혁인만큼 가위 혁명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 지금까지의 썩은 정치,다시 말해 검은 돈으로 꾸려져온 파벌정치가 청산돼야 한다. 양김씨는 이러한 대개혁을 할 수 없다고 단정한다. 그들은 청산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양김씨가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이 바로 구정치요,썩은 정치다. 또한 지역감정의 정치다. 이러한 구태의연한 정치를 청산할 유일한 대안은 당연히 정주영후보일 수밖에 없다.
두번째 과제는 시급한 경제문제 해결이다. 지금 온 세계는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다. 총칼로 싸우던 냉전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 각국의 원수들이 외교를 벌이는 것도 내면을 보면 장사하러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제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후보가 국민당의 정 후보임은 길게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우리 국민당의 정 후보는 지난 경제성장의 견인차였다. 60년대에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했으며,70년대에는 열사의 중동에 진출해 수많은 오일달러를 벌여들였다.
그 돈은 「한강의 기적」을 낳은 나라의 종자돈으로 오늘의 한국을 있게 했다. 정 후보는 또 지난 77년부터 88년까지 전경련회장으로 재계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한적한 어촌에 불과했던 울산의 모래사장에 그가 이뤄놓은 산업현장을 가본 사람이면 누구나 기업인으로서의 정주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세번째 과제는 앞의 두가지를 이루기 위해 국민적 에너지를 끌어일으키는 일이다. 썩은 정치로 잃어버린 우리국민의 근면·성실을 되찾아 새로운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이는 곧 민족적 과제인 통일을 앞당기는 일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다시 일할 의욕을 회복한 국민의 손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부지런하고 똑똑한 우리 국민들이 다시 일할 의욕을 갖도록 뒷받침할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정 후보는 부지런함이 몸에 밴 사람이다. 매일같이 7∼8군데의 유세를 마치고도 다음날이면 오전 3시에 일어나 새로운 그날의 일을 시작한다. 그는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모든 공직자들과 국민의 모범으로 가장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의욕에 가득차 있다. 대통령이 새벽같이 일어나 일하는데 늦잠을 잘 장관이 어디있으며,요령을 피울 공무원이 어디 있을 수 있겠는가. 열심히 일하고 그만큼 보상을 받는 공직사회에서 부정부패와 결탁하는 공무원도 있을 수 없다.
국가의 동맥인 정부가 뛰면서 솔선수범하면 민간의 활기도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일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 정 후보의 철학이다. 온국민이 활기를 되찾아 열심히 일한다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무역흑자 3백억달러가 문제겠는가.
경제력이 신장되면 남북통일의 날은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독일의 예에서 경험하듯 통일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정 후보는 경제발전을 무기로 평화적 통일을 앞당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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