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cm '키다리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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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신장 합계가 4m를 훌쩍 넘는 ‘세계에서 가장 키 큰 부부’가 8월 중국에서 탄생한다. 주인공은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에서 활약중인 야오밍(姚明·27)과 중국 여자농구 대표선수인 예리(葉莉·26).

중국 언론들은 24일 “신장 2m26cm의 야오밍과 1m90cm의 예리가 8월8일 중국에서 결혼한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이 사귀기 시작한 것은 1998년 두 사람이 상하이(上海)에서 농구 선수로 활약할 때였다. 당시 18세였던 야오밍은 한살 어린 예리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고 한다. 키가 크면서도 은은한 아름다움을 지닌 모습이 마음에 쏙 들었다는 것이다. 야오밍은 3년에 걸친 열렬한 구애 끝에 예리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야오밍의 예리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다. 그는 운동할 때도 늘 왼쪽 손목에 예리가 준 붉은 팔찌를 찬다. 미국에서 BMW 승용차를 구입한 뒤 차 넘버도 ‘YY-11’로 골랐다. YY는 두 사람 성(姓)의 영문 이니셜이고, 11은 두 사람의 등번호다.

2002년 NBA에 진출할 무렵의 일화도 유명하다. 당시 야오밍은 10월18일까지 미국으로 가야 했다. 그러나 예리의 생일은 10월20일이다. 그는 고민 끝에 친구 2명에게 5000 위안을 주면서 자동차용 깔개와 원숭이 인형을 선물로 사주라고 부탁했다. 원숭이 인형을 고른 것은 야오밍이 원숭이 띠이기 때문이다. 생일날 야오밍의 선물을 받아든 예리는 깊이 감동했다. 은밀히 사랑을 속삭이던 이들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폐막식장에 허리를 껴안고 등장하면서 연인 사이임을 깜짝 공개했다.

두 사람은 당초 결혼 사실을 마지막까지 비밀에 부쳐둘 작정이었다. 그러나 휴스턴 로키츠의 대럴 모레이 대표가 발설하는 바람에 일찍 공개됐다. 22일 중국 스포츠 전문지 ‘농구 세계’의 기자가 모레이를 인터뷰하면서 야오밍의 여름 계획을 묻자 그는 “야오밍은 8월에 결혼식을 올린다”고 밝힌 것. 결혼 사실이 보도되자 야오밍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야오사단’의 장밍지(章明基) 회장은 결혼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베이징= 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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