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486』PC시대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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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문가들은 올해를 PC(개인용 컴퓨터)대중화의 원년으로 잡는 등 컴퓨터에 대한 이해가 폭넓게 형성된 한해였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미켈란젤로 바이러스 소동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한글표준 코드로 조합형을 채택한 것 등이 전국민의 관심거리가 된 것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컴퓨터업계가 사상 최악의 불경기를 맞는 등 명암이 엇갈렸던 한해이기도 했다. 올해 컴퓨터분야의 10대 뉴스(▲미켈란젤로 바이러스 소동 ▲그래픽과 486PC환경으로의 급변 ▲PC통신의 대중화와 부작용 ▲PC산업 최악의 불경기 ▲한글 2.0개발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시대 ▲64MD램 개발 ▲불법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법당국의 제재파동 ▲조합형 한글 표준코드채택 ▲K-DOS 5.0개발)를 시기별로 정리, 상·하로 나눠 살펴본다.

<◇미켈란젤로 바이러스 소동>
(3월)-미켈란젤로 탄생일인 3월6일을 기해 출현하는 미켈란젤로 바이러스가 3월 한달동안 전세계를 강타했다.
실행파일을 파괴시켜 결국은 컴퓨터의 작동자체까지 정지시키는 미켈란젤로 바이러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출현한 최신 악성바이러스로 미국·유럽·일본 등 전세계에서 소동을 벌였다.
게다가 13일의 금요일에 나타나는 예루살렘 바이러스 소동까지 겹쳤으나 국내에서는 이를 계기로 컴퓨터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는 긍정적 효과도 있었다.

<◇그래픽과 486PC시대로의 급변>
(3·9월)=미국에서 열린 춘계 컴덱스에서 MS-윈도우즈와 OS/2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우리 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는 3월부터 그래픽방식의 컴퓨터환경으로 급변했다. 이와 함께 7월 1일부터 인텔이 486칩을 무려 58%나 인하·판매한다고 발표함으로써 9월부터 국내업체들의 컴퓨터가격 인하경쟁이 시작돼 PC환경이 286에서 단번에 486시대로 급변했다.

<◇PC통신의 대중화와 부작용노출>
(5·6·12월)-국내최대의 PC통신망을 인수한 한극 PC통신이 5월부터 유료서비스로 전환해 가입자들에게 논란을 일으켰지만 PC통신안구의 폭발적인 증가에 힘입어 10만명에 가까운 가입자를 확보. PC서브·포스서브 등도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PC통신인구 2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생활정보서비스어용은 물론 심지어 14대 국회의원선거와 14대 대통령 선거에 선거운동으로 활용돼 일부 불법이라는 선관위의 유권해석까지 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유언비어·음란영상 등이 PC통신을 통해 퍼지면서 사회적 문제로 제기됐고 끝내는 지난6월 한 여학생이 자신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전자서신을 보고 비관해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을 노출시켰다.

<◇PC산업 최악의 불경기와 전자파장애 소동>
(6월)-전반적 경기침체에 원인이 있겠지만 올해의 PC산업엔 유달리 한파가 불어닥쳤다.
용산전자상가 등 대형 유통상가이 입주한 업체들이 차례로 부도를 냄으로써 컴퓨터업계 전체로 파급돼 심지어 삼보컴퓨터등 대기업까지 조직과 인원을 대폭 축소하는 변화를 야기 시켰다.
이와 함께 6월에는「전자파장해(EMI)검정규칙」에 따라 실시된 체신부의 집중 단속으로 수백만원의 벌금과 판매금지라는 회오리바람까지 불었다.

<◇한글2.0개 발>
(7월 )-한글워드프로세서의 대명사이자 국내소프트웨어의 자존심인 한글 2.0버전이 지난 7월 발표 돼 관심을 끌었다.
89년에 처음 선보인 이후 기존의 1.52버전까지 기능이 추가·향상돼 컴퓨터사용자들에게 찬사를 받았던 한글은 버전숫자의 변화에 나타나듯 2.0버전으로 바뀌면서 대폭적으로 기능이 향상됐다.
특히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틀린 단어나 문장을 검색해 교정할 수 있는 한글 철자프로그램이 개발돼 추가된 것이 돋보였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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