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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마다 “내가 개혁적임자”(대선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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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사정책 쇄신 지역감정 타파 앞장 YS/정경유착·억압적 정치체제 등 개선 DJ/추곡 전량수매·쌀개방 절대 안한다 CY
○나환자촌 방문 위로
▷김영삼후보◁
김영삼민자당후보는 4일 보성·순천 유세에서 망국적인 지역감정 타파와 인사정책의 쇄신을 강조.
김 후보는 『훌륭한 전통과 정신을 갖고 있는 이 고장이 어찌 지역감정의 피해자가 되느냐』고 묻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인사정책부터 지역감정을 뿌리뽑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
김 후보는 이에 앞서 헬기로 이날 첫 방문지인 소록도에 들러 나환자들을 위로하고 보성유세를 마친 뒤에는 순천공단을 방문,근로자들과 점심.
한편 3일 오후의 광주유세는 청중들이 행사장인 광주공원을 빼곡히 메울 정도로 모였고 분위기도 평온하게 진행돼 주최측은 물론 경찰·민주당측까지 모두 안도.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전투경찰 40여개중대 5천여명이 경비를 펼쳤고 군중 사이 사이에도 비표를 부착한 사복경찰이 다수 배치돼 청중들 사이에는 『물반,고기반』이라는 농이 오갔다.
김 후보의 연설이 계속되는동안 연단 앞쪽에 자리잡은 당원·민주산악회원 등 한무리가 깃발·수기·피킷을 흔들며 『김영삼』을 연호했으나 전반적으로 무덤덤한 반응들.
「꼭 투표합시다」는 노란색 리번을 단 대학생들도 눈에 많이 띄었는데 한 학생은 『공정선거 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며 돌·폭력 등 「사건」감시활동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측도 만일의 사태를 막기 위해 유세장 곳곳에 청년당원들을 풀어 감시하는 등 민자·민주·학생 등이 3위일체가 되어 노력하는 모습.
행사장에는 「이제 광주도 달라져야 한다」「지역감정 해소를 김영삼이 할 수 있다」는 등의 현수막이 등장.<허남진·이상일기자>
○용기갖고 변화선택
▷김대중후보◁
김대중민주당후보는 4일 선거날과 같은 요일인 금요일을 맞아 「변화의 금요일」을 선언하고 『변화의 시대는 총칼과 돈이 아니라 국민의 위대한 한표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충남 대천·서천·부여·논산·강경·공주 등 여섯곳에서 가진 순회유세에서 『환자가 수술을 두려워 하면 병을 고칠 수 없듯이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는 용기를 갖고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변화의 시대는 하나의 큰 힘이 아니라 수 많은 작은 힘이 모여져서 물결을 이룰때 이뤄진다』면서 『지난 15일간의 지방유세를 통해 「이번에는 바꿔보자,정권을 바꿔보자」는 위대한 선택을 하는 국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피부로 느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금의 상황을 ▲억압적 정치체제 ▲유착된 경제체제 ▲특권적 사회체제 ▲군사문화 ▲학벌위주의 교육으로 규정하고 『우리가 집권하면 모든 분야에서 진정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지금 소외받고 있는 여성·장애인·고아·과부 등 이런 사람들에게 마치 햇살이 뒷골목 구석구석을 비추듯 국가의 따뜻한 혜택이 찾아드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김 후보는 4일 온양·예산지역 유세에서 『김영삼후보는 「당선되면 대통령직을 걸고 쌀수입을 저지하겠다」고 공약해 놓고 관훈토론회에서는 「그런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이틀만에 말을 바꿨다』고 지적하고 『국민이 무섭고 농민이 무서운줄 알게 하려면 표를 주지 않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박보균·조현욱기자>
○전북 6곳 강행군
▷정주영후보◁
정주영국민당후보는 4일 군산·이리·전주 등 전북지역 6개도시를 차례로 돌며 지역감정 해소를 역설.
정 후보는 『엊그제 김대중후보는 관훈토론회에서 집권하면 2년간 정치휴전을 하겠다고 했다』며 『이는 두 김씨의 낡은 정치가 그동안 나라발전을 가로막아 왔다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고 양김씨를 싸잡아 공격.
정 후보는 『지난 30년간 전국에서 제일 푸대접 받은 곳이 바로 전북』이라며 『서해안 시대의 주역으로 전북을 발전시켜 나가자』고 역설.
정 후보는 『살기좋은 농촌을 건설하기 위해 쌀시장 개방은 절대 하지 않겠다』면서 『농민이 원하는 전량을 적정이윤이 보장되는 가격에 수매하겠다』고 공약.
정 후보는 ▲용담댐 조기완공으로 식수난 해결 ▲종합병원 증설로 의료서비스 확충 ▲문화예술시설 확보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풍성하게 공약.
정 후보는 3일 경기 김포와 서울 강원·구로·동작·용산 유세를 잇따라 갖고 저녁에는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
정 후보의 이날 유세에는 곳곳마다 5백여명의 당 관계자들이 농악놀이·브라스밴드연주·연호 등으로 분위기 잡기에 총력전을 펼쳤으나 대다수 청중들은 팔짱을 낀채 시종 후보와 찬조연사들의 연설내용을 경청.
그러나 만담조의 연설에 뛰어난 김동길최고위원의 연설때는 박장대소와 함께 열띤 박수로 호응.
한편 3일 강서구 우장공원 유세 시작 2시간 전쯤인 오전 9시반부터 개인택시 4백50여대가 유세인파를 싣고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이 지역 일대가 한동안 교통이 마비되는 등 일대 소란.
이날 개인택시에는 부녀자 3∼4명씩이 타고왔다.
정 후보는 단골메뉴인 「경제대통령」「양김 폐해론」을 가는 곳마다 역설하면서도 주로 김영삼후보 공격에 시간을 할애.<문일현·김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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