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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화랑가 판화전 "홍수"|가격도 싸고 선물로 적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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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연말 화랑가는 선물 수요를 겨냥한 소품·판화모음전으로 풍성하다. 오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예년보다 많은 화랑들이 참여하고 있고 소품전보다 판화모음전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는 게 올해의 특징.
판화는 값이 싸고 장식성이 높아 80년대 중반부터 주목을 받아왔으나 아직까지는 인식부족으로 관심도에 비해 판매는 저조한 편이다.
이 때문에 화랑들은 마진이 적은 낱장 판매보다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을 한데 묶거나 여러 작가의 작품을 그룹별로 묶은 세트판매를 주로 하고 있다.
세트로 구입할 경우 낱장 구입 때보다 30∼50% 싸지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에서도 손해볼게 없다.
판화가격은 작가의 명성, 찍어낸 작품 수에 따라 천차만별이나 이번 시즌에는 40만∼1백만원대가 주류를 이루고 판화 공방이 대량으로 찍은 작품은 4점 한세트에 15만∼2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소품의 경우도 대개 50만원에서 3백만원 사이로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12월중에 열리는 판화전은 줄잡아 20곳이 넘는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신세계미술관의 「현대판화 모음집 컬렉션전」(14 ∼ 31일), 서울판화공방이 부설 갤러리 SP에서 열고 있는 「92년말 판화모음집전」(1∼31일), 판화 전문화랑인 갤러리 메이와 갤러리 홍의가 함께 전시하는 「김상구 목판화전」(4∼19일), 갤러리 이콘의 「현대판화의 정반합전」(2∼19일)등이다.
신세계미술관의 「현대판화모음집 컬렉션전」은 그동안 국내에 선보였던 판화모음집 대부분을 한자리에 모을 계획이다.
이만익·김상구·신장식·박지숙·김병종·박영하·홍승혜·강승희·육근병씨 등의 개인 모음집과 5∼10명의 그룹모음집 외에 외국작가의 모음집까지 30여세트를 전시 판매한다.
가격은 50만∼1백만원이 주종을 이루나 88올림픽 전광판에 선보였던 작품을 판화로 제작한 이만익씨의 모음집은 20장 한세트에 8백만원이다.
판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 중에 판화의 제작과정을 담은 비디오를 상영하기도 한다.
서울판화공방은 전국 주요 도시에 체인망을 갖추고 김재학·백순실·주태석·홍승혜·김용철·이선원·이호중·장지원·윤효준씨 등 9명의 작품 12점을 세 세트로 나눠 내놓았다.
판화의 대중화를 위해 2백장씩 대량으로 찍어 세트당 20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고 있다.
에디션 50장을 작가가 직접 찍은 김상구씨의 목판화는 8장 한세트에 80만원이다. 한편 소품전은 이화랑에서 전시중인 「이응노 소품모음전」을 시작으로 세종갤러리의 「92송년특별전-꽃과 풍경이 있는 공간전」(3∼22일), 갤러리 타임의 「송년-작은 그림 1백점전」(3∼20일), 서림화랑의 「제4회 소품 50인전」(8∼18일), 갤러리 포커스의 「아름다운 작은 그림전」(14∼31일)등이 잇따라 열린다.
이화랑이 개관 3주년 기념전으로 기획한 고 이응노 화백의 소품전에는 40년대 후방에 제작한 풍경 중심의 30여점이 출품됐다. 가격은 1백만원에서 2천만원까지.
올해로 4회째인 서림화랑의 「소품 50인전」은 원로화가에서 젊은 화가까지 망라됐는데 최저 20만원에서 6백만원까지 다양하다.
이 밖의 소품전들은 화단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10호 미만 크기의 작품을 주로 선보인다.<최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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