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분 사투 … 김병지가 서울 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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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울산 현대와 FC 서울만 남았다. 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대회 우승의 향방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과 서울의 단판 승부로 결정난다.

울산은 20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이천수의 프리킥 결승골로 수원 삼성을 1-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서울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피 말리는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이겨 컵대회 2연패를 노리게 됐다.

◆울산 1-0 수원

성남 일화의 무패 행진을 멈춰 세운 수원도, 이천수의 오른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반 13분 수원 양상민은 자기 진영 아크서클 왼쪽에서 이천수를 막다가 반칙을 했다. 이천수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 이른바 '이천수 존'이라고 부르는 그 자리. 모두 이천수가 니어 포스트(슈팅 위치에서 가까운 쪽 골포스트)를 노릴 것으로 봤다. 수원 골키퍼 이운재의 몸도 왼쪽으로 움찔했다. 하지만 이천수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바닥을 한 번 퉁긴 뒤 골네트 오른쪽으로 꽂혔다.

수원은 전반 내내 행운이 따랐다. 전반 15분 이천수가 얻어내 우성용이 찬 페널티킥은 이운재가 막아냈다. 전반 31분에는 울산 유경렬의 헤딩슛이 골포스트에 맞고 튕겨나갔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0-1로 뒤지자 수비수 김진우를 빼고 안정환을 투입했다. 하지만 후반에는 행운도 수원을 외면했다. 후반 27분 울산 골키퍼 김영광까지 제친 나드손의 슈팅은 수비수 박동혁의 선방에, 후반 34분 수원 에두의 중거리슛은 왼쪽 골포스트에, 후반 45분 안정환의 결정적인 슈팅은 김영광의 선방에 각각 막혔다.

◆서울 4 PK 3 인천

두 팀은 120분의 사투를 벌였지만 마지막에 크게 웃은 선수는 'K-리그 전설의 골키퍼' 김병지였다.

연장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로 들어갔다. 서울 세 번째 키커 심우연의 킥이 왼쪽 골대를 맞고 나갔다. 인천 세 번째 키커 방승환의 킥도 크로스바를 퉁기고 높이 솟아올랐다. 서울 마지막 키커 곽태휘가 깨끗하게 성공했다. 인천의 키커는 이동원. 김병지는 꿈쩍하지 않고 기다리다 몸으로 공을 막아냈다. 서울은 전반 20분 이상협이 기습적인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인천은 실점 2분 뒤 김상록이 넘어지면서 발리슛을 꽂아 동점을 만들었다.

정영재.장혜수 기자

◆하우젠컵대회 준결승전(20일)

울산 1-0 수원 이천수(후13.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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