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뇌막염|뇌성마비 등 후유증 심각… 조기치료 중요|손영모 박사<영동세브란스·소아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문>
5세 된 딸을 가진 가정주부다.
딸이 뇌막염으로 3개월간의 장기입원 끝에 1주일 전 퇴원했다.
입원기간 중 경련을 일으키는 등 증세가 심했고 원인 균을 찾지 못해 치료가 힘들었다.
뇌막염은 정신적인 후유증이 심하고 신체장애가 있다고 하는데.

<답>
뇌막염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발생, 심하면 뇌·척수 전체로 퍼져 생명을 잃거나 치료해도 뇌성마비 등 후유증이 심한 무서운 질환이다. 주로 어린이들에게 유행성으로 나타나 심하면 평생장애자로 남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뇌막염은 원인에 따라 크게 세균성·결핵성·무균성으로 나뉜다. 세균성·결핵성 뇌막염은 말 그대로 세균·결핵에 의해, 무균성 뇌막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다. 초기 증상은 감기나 체한 것처럼 열·두통이 생기며 복통이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심하면 경련을 일으키고 의식을 잃는다.
그러나 2세 이전의 영아에게서는 오히려 저 체온 현상이 나타나는 데다 스스로 증상을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젖을 잘 빨지 않고 토하거나 힘없이 늘어지고 보채면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뇌막염은 무엇보다 얼마나 빨리 치료했는가가 병의 진전과 후유증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전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발병하자마자 치료하면 치사율이 3∼4%에 불과한 반면 3일 후는 50%에 달하고 5일이 지나면 거의 생명을 잃는다.
나름대로 균의 독성, 환자의 면역상태 등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시간경과에 따라 염증이 어느 정도까지 퍼져 있느냐가 생명과 후유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뇌막염은 조기에 발견될 경우 고단위 항생제 투여를 통해 대부분 합병증·후유증 없이 쉽게 치료될 수 있다.
특히 무균성 뇌막염의 경우 증상도 심하지 않은데다 항생제 치료 없이도 안정·해열·수액주사 등 대증 요법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합병증 내지 후유증으로는 뇌 손상으로 인한 운동신경장애·지능장애·청각장애·시각장애 등 이 있다. 일반적으로 심한 뇌막염을 앓은 경우 후유증 가능성이 30∼50%에 달한다.
【정리=이원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