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위기 과대평가말아야”/옐친방한준비 귀국 홍순영주러대사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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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주재국중 10대 주요대사 예우/군사의정서는 교류 계획일뿐
『한국·러시아 관계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이제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거나 러시아의 정치·경제적인 전환기를 과대하게 위기로 평가하는 경향이 우리 국내에 있는 것 같습니다.』
옐친대통령의 방한을 준비하기 위해 일시 귀국한 홍순영 주러시아대사는 16일 기자들을 만나 일부 국내 시각에 대해 불만부터 털어놓았다.
그는 러시아는 우리와 인접해 영속적으로 중요성을 가질 수 밖에 없으며 현재 약간의 어려움이 있지만 잘 극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요지.
­이번 방한기간중 KAL기 블랙박스는 넘겨줄 것인가.
『추후 넘겨줄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현재 러시아내 조사가 진행중이어서 언제 넘겨줄지는 불확실하다.』
­옐친대통령이 방한중 유족을 만날 계획은.
『유감표시는 할 것이다. 유족은 외무장관 차원에서 만나 위로의 뜻을 전달할 것이다.』
­일본방문을 취소하고 한국만 방문하는 이유는.
『러시아는 일본과 관계없이 한국과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한국의 독자적인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지 일본과 연결하는 건 아니다.』
­이번에 체결하는 군사의정서 내용은 무엇인가.
『양국 군사협력을 규정한 정부간 협정이 아니다. 앞으로 인사교류를 해나가자는 양국 국방부간의 인사교류계획서에 불과하다.』
­일본의 북방도서에 대한 부분이 공동선언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가.
『그런 건 없다. 여러분이 잘 알듯이 그건 일본과 러시아 양국간에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번 옐친대통령의 방한이 대미일변도 외교를 탈피해 중립외교를 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중립외교라는 말은 적합치 않다. 그러나 세계는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의 우월성이 입증된 상태다. 러시아도 중앙통제경제를 포기했다. 우리와 가치의 동질화,이해의 확대를 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
­구체적인 경제협력문제가 추진될 계획인가.
『경협상환문제는 이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계속 현안이 돼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러관계는 이런 문제를 초월해야 한다. 러시아에 경제적으로 많이 진출해 경제적인 공통이해를 넓히는 것은 안보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는.
『러시아가 북한과의 관계를 끊을 수는 없다. 이것을 이용해 러시아가 북한에 핵관계·남북대화관계에 영향을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북한 때문에 한·러 관계가 영향을 받을 때는 지났다. 한국대사는 모스크바에서 10대 대사의 하나로 대접받고 있다.』
­옐친대통령이 방한중 안보협력문제를 제의할 가능성은.
『옐친대통령은 아시아의 항구적인 평화,한반도의 안정,강대국간의 균형 등을 중시하고 있다. 그런 아시아에 대한 인식을 천명하게 될 것이다. 특히 아시아 국가중에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어서 대아시아정책을 밝히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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