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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문물 중국 사회·문화 살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한중수교와 함께 명실상부한 이웃으로 등장한 중국을 현장에서 깊이 있게 파헤친 대형 다큐멘터리들이 앞다투어 선보인다.
동양문물의 원전지로 강력한 사회주의 국가를 유지하면서 최근 들어 급격히 개혁·개방의 물결에 휘말리고 있는 중국의 전통적인 문화와 현재의 사회적 변화를 동시에 살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MBC-TV가 소련·동구문학기행에 이어 2년여 기획끝에 열매를 맺게 된『중국문학기행』(연출 이상민 등)은 수교이전 편법으로 촬영허가를 얻어낸 뒤 중국현지 스태프진들을 포함한 18명의 취재팀이 석달 동안 4만여㎞를 강행군하며 제작한 과정자체가 화제를 낳고있다.
10일부터 시작되는『중국문학기행』은 우리에게 낯익은『삼국지』의 격전장이 현재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처음의 3편에서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동양시가의 양대 산맥인 이백과 두보의 대표작들이 만들어진 곳인 태산(산동성)·여산(강서성), 동정호와 소동파의 적벽 등 명소들도 영상으로 소개된다. 제작진은 제갈량의 격전지이자 소동파의 시로 유명한 적벽이 별로 볼게 없는 곳이어서 실망했다며 전설적인 유물·풍광 등에 막상 가보면 상전벽해가 돼 놀라게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얘기한다.
『중국문학기행』은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루쉰(노신)의 삶을 알아보기 위해 근대화의 소용돌이를 추적하기도 한다.
중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화면과 함께 소설가 이문열씨가 해설에 나선다.
KBS-1TV의「집중기획」으로 방송되는『중국, 중원을 가다』(연출 장해당 등)는 사회주의 40년을 겪으면서 변화한 현재의 중국을 꿰뚫어 보는데 주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였으나 이념의 벽으로 수십 년간 단절돼 신세대들에게는 하나의 환상으로만 여겨지는 중국의 진면목을 파헤치기 위해「중원」이라고 불리는 하남생(황하와 양자강 사이)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삼황오제의 전설과 초대형 유적지 은허에서부터 자본주의적인 상업전쟁을 벌이고 있는 하남생 정주시의 6개백화점에 이르기까지 고금이 동시에 존재하는 중국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통 농업생산에서 벗어나 집단농장과 인민공사라는 사회주의식 농사로 바뀌고 다시 독특한 개방농업으로 변화하며 13억의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는 중국농업의 모델도 살펴본다. <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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