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C 무역전쟁 선포/국내업계 불똥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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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UR 늦어져 쌍무협상 부담/개방일정 연기로 경쟁력 도움될 수도
미국과 EC(유럽공동체)라는 두 경제 거인이 무역전쟁에 돌입할 조짐을 보이자 정부와 업계가 우리 수출전선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EC가 우루과이라운드(UR) 농산물협상 결렬을 계기로 다음달부터 서로 농산물에 대한 보복관세를 매기기로 한데 따른 것으로 결국 UR협상 타결이 크게 늦어지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UR협상타결이 늦어지면 우리처럼 국가경제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의 입장에서는 상대방 국가의 수출장벽을 국제규범에 의해 낮추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미국 등 강대국의 쌍무협상을 통한 압력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정부와 업계가 진단하고 있다.
반면 쌀 등 농산물 부문은 개방압력으로부터 한숨돌리고 가전제품 등 업종에 따라서는 국내시장 개방이 늦어져 경쟁력을 키우는 시간을 벌게될 수도 있어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6일 상공부와 무역진흥공사 등은 미·EC간 무역전쟁의 불똥이 공산품으로 확대되면 덩치가 큰 수출품목이나 해외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품목은 특정국가로부터 1대1의 압력을 받게돼 적잖은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업계는 이미 올들어 미국업계가 한국업체를 대상으로 미국정부에 덤핑제소를 한 반도체와 철강이 더욱 어려움에 빠지는 것은 물론 자동차 수출과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부문,의약품 시장개방 부문에서 쌍무적인 통상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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