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3번 출전은 무리…선수 수명 단축|과로한 김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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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1년에 세번 풀코스 마라톤대회 출전은 무리였다.』
김완기는 세계 4대 마라톤대회인 뉴욕마라톤에서 후반 급격한 체력저하와 컨디션 난조로 대망의 월계관을 차지하는데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김의 이번 마라톤 출전에 대해 성적에 관계없이 우려했었다. 아무리 체력이 뛰어난 선수라도 1년에 세번씩이나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몸을 망가뜨려 선수의 수명만 단축시킬 뿐이라는 것.
이에 따라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했던 외국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거의 출전을 하지 않았다.
일본 육상경기연맹은 이번 올림픽에서 기록에서 앞서던 자국선수들이 한국에 패한 원인이 무리한 대회출장에 있다고 결론짓고 선수보호를 위해 각 팀의 반대를 무릅쓰고『일본 육련이 지명하는 우수선수는 1년에 두번(국내외대회 각 한번씩)이상 마라톤대회에 출전을 금지한다』는 강제조항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김완기는 지난 3월 동아마라톤에 이어 8월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그리고 이번에는 뉴욕의 풀 코스를 달리는 등 강행군을 펼친 것이다. 마라톤 풀 코스를 한번 달리고 나면 선수는 보통 4∼5㎏씩의 몸무게가 줄어드는 등 탈진상태에 빠진다. 마라톤이란 이같이 정신적으로도 극한의 감내를 요하지만 육체적으로도 피를 말리는 운동인 것이다.
따라서 마라톤계에서는 한번 풀 코스를 뛰고 나면 3개월 정도는 충분한 휴식을 하고 난 뒤 비로소 다음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는게 정설이다. 육상인들은 이번 김완기의 뉴욕대회 출전은 후배 황영조에게 올림픽에서 패한 것을 설욕키 위해 김완기 자신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었지만 이를 막고 내년대회에 대비했었어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마라톤스타에 대한 감독의 영향력이 한계에 있는데다 회사에서도 출전을 부추긴 면이 있기 때문이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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