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회장 후보 경합|정몽준 의원이냐 최순영 회장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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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회장님을 구합니다.』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김우중 현 축구협회장 후임문제가 축구계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차기회장자리를 놓고 축구계 안팎에서 벌써부터 후보로 나설 인사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현재 거명되는 유력 후보로는 정주영 국민당대표의 6남인 정몽준 국회의원 (현대중공업고문)과 최순영 신동아그룹회장. 이밖에 자천타천의 기업회장들도 상당수에 이르나 아직은 표면화되지 않고 있고 한때 축구계 일각에서 나돌았던 박태준 포항제철명예회장의 천거설은 구단측이 이를 공식 부인함으로써 후보대열에서 일단 제외된 상태.
이 가운데 「0」순위 격은 역시 정 의원. 지난달 김 회장의 퇴진발표이후 주위권유 속에 차기회장자리를 내심 별러온 정 의원은 대우와의 불편한 관계를 의식, 최근 김 회장을 전격적으로 방문, 협조를 구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김 회장에게 그 동안의 불협화를 말끔히 털어 버리고 양 그룹간 화합차원에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으며 김 회장도 흔쾌치 「협조」의 뜻을 밝혔다는 것.
이에 따라 정 의원의 차기회장 취임은 쉽게 매듭을 풀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초 현대측 인사의 회장취임을 못마땅하게 여긴 대우 김 회장은 현대측에 바통을 넘기기보다는 축구원로를 내세워 실무행정을 떠맡기고 자신은 뒤에서 자금을 지원해주는 후원회형태의 이른바 「회장대행체제」를 강구해왔었다.
이에 앞서 정 의원측은 대구체전당시 전국에서 모여든 대의원들을 상대로 정 의원의 회장취임에 따른 의견을 수렴하는 등 주도면밀하게 사전정지작업을 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나 50일 남짓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가 걸림돌로 작용하고있다는 측근의 귀띔.
또 지난88년 김 회장측으로부터 떠밀리듯 축구협 회장직에서 물러난 최순영 전 회장도 「명예회복」을 위한 권토중래를 벼르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 특히 최 회장은 취임할 경우 재임기간동안 50억원을 출연, 한국축구중흥의 획기적인 청사진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측근들을 통해 내비치는 등 회장직 복귀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차기축구협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정기대의원총회는 내년 2월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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