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사비 일본 앞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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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해 중국의 군사비 지출이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495억 달러(추정치)로 일본의 437억 달러보다 58억 달러 많았다. 순위는 중국이 세계 4위, 일본이 5위였다. 세계적인 군사문제연구소인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1일 발표한 '2007년 군비.군축 및 국제안보 연감'에 들어있는 내용이다.

SIPRI는 "중국의 고도 성장이 엄청난 국방비 증가를 가능케 했다"고 언급했다. 군사비 지출에서 미국은 압도적인 1위였다. 5287억 달러로 전 세계 군사비의 46%를 차지했다. 영국은 592억 달러로 2위, 프랑스는 531억 달러로 3위였다. 한국은 219억 달러로 11위에 올랐다.

◆중국, 실제로는 세계 2위=SIPRI는 구매력을 감안할 경우 중국의 군사비는 미국으로 치면 1882억 달러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절대금액은 4위지만 실제로는 미국 다음이라는 것이다. 이런 분석에는 미국도 동조한다. 미국은 중국의 국방비 급증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중국이 국방비의 상당 부분을 숨기고 있다고 비판한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2일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중국 군사력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국방 관련 예산은 125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 국방예산에는 외국으로부터의 무기 구매, 군 관련 연구개발비 등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군사력 확대가 동아시아의 군사력 균형을 변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며, 중국의 핵 군사력 증강이 아시아.태평양 이외 지역으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도 핵 보유국=SIPRI는 지난해 10월 핵실험을 한 북한에 대해 플루토늄 비축량을 근거로 할 때 6개 정도의 핵탄두를 생산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파키스탄.인도.이스라엘과 함께 북한을 처음으로 핵 보유국에 포함시켰다. SIPRI는 그러나 북한의 핵기술이 무기화할 수 있을 정도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SIPRI는 9개의 핵 보유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는 2만6000여 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1만1530개의 핵탄두는 미사일이나 전투기에 탑재돼 실제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러시아가 5614개로 가장 많고, 미국이 5045개로 그 다음이다. SIPRI는 두 나라는 핵탄두를 감축하면서도 동시에 핵무기를 현대화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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