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결정에도 '때'가 중요하다? 『굿 타이밍』- 더난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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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우리는 일상에서‘간발의 차’‘한 발 늦었다’는 말을 종종 내뱉는다. 어떤 일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 머뭇거리다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어떤 결정에 대해‘잘한 것일까,아닐까?’라며 확신이 안 설 때도 있다.

때로는 마음먹고 선택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후회해도 소용없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고 손해를 보다 보면‘나는 왜 이렇게 우유부단하고, 판단이 느릴까’라는 생각에 자책하기도 한다. 이를 두고 성격, 능력 탓으로 돌릴 때도 많다. 과연 정말 그럴까?
“모든 일에는 다‘때’가 있다”는 말처럼 선택이나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무엇보다‘때’가 중요하다.
‘순간의 선택이 성공을 결정한다’라는 부제가 붙은 책『굿 타이밍』(신완선 지음ㆍ더난출판ㆍ1만3000원).
이 책은 어떤 문제나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탁월한 선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의사결정은 언제 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이야기한다. 특히 국내ㆍ외 명사 38명의 의사결정 노트를 일목요연하게 작성,관심을 끈다.
의사결정은 목표를 분명히 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의사결정은 크게 시기(Timing), 결정(Decision), 실행(Action)의 힘에 따라 그 성패가 좌우된다. 시기가 적절했는가, 올바르게 결정했는가, 결정한 것을 실천에 옮겼는가 하는 점이 핵심이다. 즉, 의사결정의 성공 방정식은 이들 세 가지 요소의 곱셈으로 이뤄진다.

◆성공한 사람들의 의사 결정 사례

#1 빌 클린턴의 굿 타이밍 : 힐러리를 사귀다.
학생 시절 클린턴이 힐러리를 사귀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첫눈에 힐러리에게 반한 클린턴은 즉시 여자친구로 만들어야겠다는‘선택’을 한다.“지금 뭐하러 가시는 중이죠?”
“저요? 등록하러 가는 중인데요. 왜 그러시죠?”
“그래요? 저도 등록하러 가는 길입니다.”
클린턴은 힐러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등록을 하려고 줄을 서면서 두 사람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제 막 등록을 해야 할 순간이 되자, 갑자기 사무원이 큰 소리로 말했다.
“어이 학생, 자네는 오전에 등록하지 않았나. 왜 또 왔지?”
거짓말이 드러난 클린턴은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고 모두 깔깔대며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고, 제가 착각을 했네요. 그 대신 벌칙으로 교내 전시장을 보여드리죠. 정말 좋은 곳입니다.” 클린턴은 새로운 대안으로 당황스런 순간을 반전시켰다. 하지만 전시장에 도착한 그는 또 다시 얼굴이 빨개지고 말았다. 입장금지 푯말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수위를 만나서 사정하기 시작했다.
“잠깐만 보면 됩니다. 대신 잔디밭을 말끔히 청소해드리겠습니다.” 대충 상황을 간파한 수위는 입장을 허락해 주었고, 구경을 마친 클린턴은 즉시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으로 보답했다. 재치 넘치는 발상으로 힐러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음은 물론이다.

#2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의사결정 굿 타이밍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굿 타이밍은 언제였을까? 반 총장은 충주고 3학년이던 1962년 미국 적십자사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케네디 대통령을 만나면서 외교관을 꿈꿨다고 한다. 그때 나이 19세였다.
그는 같은 해 함마슐드 유엔사무국장에게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한국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오늘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있기까지는 젊은 시절 자신의 꿈을 향해 선택과 결정을 한 게 크게 주효했다.
하지만 반기문 총장의 굿 타이밍은 18세에 곽영훈 적십자 대표를 만났던 때였다. 곽 대표를 만나지 않았다면 미국 적십자사 초청으로 백악관도 갈 수 없었을 것이며, 케네디를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만약에 반 총장이 굿 타이밍을 놓쳤다면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프리미엄 최준호 기자 choijh@joongang.co.kr
문의=더난출판사(325-2525/thenanbiz.com)

저자 신완선 교수는...
미국 오클라호마대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시시피주립대에서 부교수로 근무했다. 현재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20년 동안 전략적 의사결정·경영혁신·리더십·최적화를 강의해 왔다.
wsshin@yurim.sk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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