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자골프 '공포의 88년 용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무서운 1988년생 용띠.

LPGA 챔피언십 3위에 오른 민나온과 5위 안젤라 박은 이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9세 소녀다.

한국 여자골프에서 88년생들은 유난히 뛰어난 선수가 많아 '공포의 88년생'으로 불린다. 신지애(하이마트)와 최나연(SK텔레콤).김현지(LIG).김하늘이 모두 '서울 올림픽의 기운을 받고 태어난' 용띠 선수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미국 LPGA 투어 Q스쿨 1위 김인경, 지난해 미국 퓨처스 투어(2부 투어) 상금왕 김송희(휠라코리아), 미국 아마추어 주니어의 최고 스타였던 박인비가 동갑이다. 여기에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던 민나온과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까지 치고나오자 더 무서운 아이들이 됐다.

민나온은 아마추어 시절 우승도 못 해봤고, 국가대표 2군 격인 상비군에 그쳤으며 안젤라 박도 "지난해까진 미국에서 김송희.김인경 등에게 밀려 또래 랭킹이 5~8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98년 박세리의 US오픈 우승에 크게 자극받은 '맨발의 투혼 세대'다. 민나온은 "우리 또래 아이들 모두 세리 언니의 하얀 발과 까만 다리를 기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골프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태어나고 미국에서 자라 또래 한국 선수들을 잘 모르는 안젤라 박은 "우승 경쟁을 해야 하는데 안 친한 게 다행"이라면서 "우리 중 누가 더 인내심이 강하고, 누가 더 현명한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하버 드 그레이스=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