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화가 김보현씨 37년만의 귀국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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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작중심 10여점 선봬>
○…재미 서양화가 김보현씨(76)가 37년만에 귀국전을 열고 있다.
내달 3일까지 혜나-겐트갤러리((725)2602)초대로 갖고 있는 귀국전에서 그는 노년의 여유와 관조에서 오는 편안함·자유로움이 가득 차있는 대작 중심의 10여점을 선보였다.
조선대 전신인 조선대학원예술과 교수였던 그는 해방공간과 6·25 와중에서 좌우이념 대립으로 고통받다 55년 일리노이주립대학 교환교수로 미국에 가 정착했다.
한때 프랫미술대학·뉴욕대학에서 강의를 맡기도 했다.
도미이후 20년 동안은 미국추상표현 주의와 궤를 같이 했으나 70년대 중반 호두·야채·과일 등을 소재로 한 드로잉 쪽으로 한차례 변화를 시도했다.
최근에는 사물을 지켜보면서 각 사물에 내재한 아름다움을 찾는데 몰두하고 있다.
『확고한 이미지를 추구하기보다 그리는 과정을 더욱 중요시한다』는 김씨의 최근 작품엔 과거의 고통이나 비애·우수 등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뉴욕 모던아트미술관 큐레이터 바버라 런던은 김씨의 자유로운 화면에 대해 『즉흥적인 재즈음악과 같은 분위기로 관람객을 매료시킨다』고 평했다.
김씨는 현재 뉴욕에서 조각가인 부인 실비아 워드여사와 함께 꽉 짜인 전시일정 속에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시·공적 초월감 시도>
○…중진 한국화가 김흥종씨(64)의 개인전이 27일부터 내달 4일까지 압구정 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김씨는 현대미술사조에 한눈 팔지 않고 전통기법에 의한 극세필의 미인화·화조화를 일관되게 고집해 왔다. 이번에도 『우리는 한세상』『저 들의 새들을 보라』등 극사실주의 수법의 미인화·화조화를 선보이는데 최근 그의 화조화에는 화면 공간에 선인·선녀 또는 신랑·신부의 사당 장면 등을 도입, 시간적·공간적 초월감을 드러내려는 새로운 시도가 엿보인다.
부산 동아대교수로 있는 그는 국전특선 6회, 71년 문공부장관상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쌓았고 국전 초대작가·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고미술품 등 모두 68점>
○…뉴욕 크리스티에서 세 번째로 한국미술품 단독경매가26일 열린다.
이번 경매에는 고려청자·분청사기·백자·불상·불화 등 고 미술품과 근·현대작가 작품 등 모두 68점을 올릴 예정이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시데 청화백자연화문항아리·백자철채과형초문항아리. 이 도자기들은 각각 10만∼15만달러, 30만∼40만달러의 예상가가 매겨져 있다.
불상·불화 중 두드러진 작품은 예상가 25만∼30만달러인 통일신라시대 청동여래상, 고려 말 불화인 십왕도 4폭이다(각 폭 예상가 10만달러).
저조했던 지난해 가을에 이어 두 번째로 경매에 나오는 근·현대 작품은 소정 변관식, 운보 김기창씨의 초기 산수화 각 1점, 김흥수씨의 『조선의 여인들』등 3점. 이번 크리스티 경매에 오른 작품들은 이제까지와는 달리 국내 시세에 근접해 있거나 일부는 국내 시세보다 예상가가 높게 매져져 낙찰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1∼2명만이 참가할 뜻을 비추고있다. <최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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