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지마 히토시 일 장기시장 대한적십자 초청으로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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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피폭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한국피해자들의 실태를 알아보고 피폭지 시장으로서 이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을 주고싶어 왔습니다.』
대한 적십자사 초청으로 방한한 일본 나가사키(장기)시의 모토지마 히토시(본도등·71)시장은 20일 한국 프레스센터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피폭지 자치단체장 자격으로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에게 사죄와 위로의 뜻을 전하고 구체적인 치료 지원 대책을 밝혔다.
모토지마 시장은 이날 『일본 정부에 의해 강제연행 돼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다 일본이 저지른 전쟁에서 원폭 피해를 본 한국인들에 대해 마음 깊이 사죄 드린다』며 『한국인 원폭피해자도 일본인 피해자와 동등한 원호조치를 방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지는 않더라도 일부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을 일본에서 치료받도록 하겠다』며『일본인 피폭자들은 적절한 치료혜택을 받고 있으나 한국인들은 방치되고 있는데 대해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늦었지만 한국인 원폭피해자를 위해 해당자치 단체로서 원호사업을 시작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일본정부에 부탁하겠다』며 『기회가 오면 북한을 방문, 거기에 살고있는 원폭피해자들에게도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가사키 시의원 때부터 한국 원폭피해자문제에 관심을 보여 90년1월 극우파로부터 테러를 당하기도 했던 모토지마 시장은 79년 이후 민선 나가사키 시장을 네 번째 연임하고 있고 올8월 발표된 「나가사키 평화선언」을 제창한바 있다.
모토지마 시장 일행은 서울·대구·부산에 사는 원폭 피해자를 만나본 뒤 23일 돌아갈 예정이다. <이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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