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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공 외교 임기내 “생색”에 치중(국감중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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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의원들 공군감사 격려로 일관 국방위/한은 독립과 은행 자율화 강력촉구 재무위
▷외무통일위◁
15일 외무부 감사에서 3당의원들은 청와대의 6공외교 주도를 비판했다.
이세기의원(민자)은 『외무부는 임기내 성과만을 중시하는 「측근외교」에 대한 「설거지 외교」만 하고 다니느냐』며 『우리 국민은 러시아에 준 경협자금 15억달러를 이미 떼인걸로 생각하는데 각서 한장 받고 15억달러를 마저 주려고 옐친대통령을 부르느냐』며 노 대통령 임기내 옐친 초청을 크게 나무랐다.
이만섭의원(민자)도 『우수한 인력이 모여있는 외무부가 아닌 다른데서 외교를 리드해 문제가 생긴다』며 『5,6공시절 군장성으로 대사가 된 사람과 이들을 정리할 방안은 뭐냐』고 따졌다.
외무부도 지난해 국감때 제출을 거부한 대통령의 외국 방문 경비와 취임 이후 10번에 걸친 외국 방문을 각각 자세히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재무위◁
16일의 한국은행 및 은행감독원 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주)한양의 민자당 가락동 연수원 매입사건과 정보사땅 사기사건 등 정치적 사안을 집중 추궁하고 한은 독립을 촉구했다.
김원길·박은태·최두환의원(민주) 등은 『가락동 연수원 사건은 정치권이 금융을 장악한 관치금융의 대표적 사례』라고 따지고 한은 독립과 은행자율화를 주문했다.
김태식의원(민주)은 또 『투신사에 대한 한은특융을 국회동의 없이 처리한 것은 위법』이라고 지적하고 『3대 투신사들은 특융의 국민적 공감을 확보하기 위해 자구노력을 하겠다고 발표해 놓고 지금까지 실적이 없다』며 대책을 따졌다.
김원길의원은 또 『외환비자카드사의 경우 지난해 구의회 선거후 수백명의 구의원 도장을 임의로 새겨 가짜서명에 비밀번호까지 만들어 당선자들에게 우송했다』며 『신용카드 회사에서 직원들이 임의로 카드를 만들어 보낼 경우 카드사고의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서청원의원(민자)은 『재벌기업들이 주력업체를 통해 대출받은 돈을 계열사 및 관련 회사에 대여하고 있다』며 주력업체 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나오연의원(민자)은 『금융시장의 완전개방에 대비,외환거래에 관한 노하우를 확보할 방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한은특융 관계로 3개 투신사의 사장들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15일의 재무부 국감에서 의원들은 관치금융 철폐·한은독립·금융실명제 실시 등 단골메뉴에서 정보사부지 사기사건·상장기업부도·보증보험 부실 등 최건의 사건성 경제이슈들을 백화점식으로 거론하며 질의했다. 그러나 질의나 답변내용이 모두 그간 언론에 보도되었던 수준을 벗어나는데 한계가 있어 다소 김빠진 느낌이었다.
유준상의원(민주)은 금융산업의 개편 필요성을 거론하며 국민은행·기업은행·외환은행의 합병을 질의 형식으로 주장해 주목을 받았으나 외환은행이 이제는 완전히 민영화 된 시중은행이라 정부가 마음대로 합병을 하고 말고 할 사항이 아니라는 점은 외면하고 질의했다. 서청원의원(민자)은 『최근 빈발하고 있는 금융사고는 정권교체의 과도기를 틈탄 금융기관의 기강해이에서 온 결과가 아니냐』고 추궁했다.
▷국방위◁
계룡대에서 열린 15일의 공군본부 감사에서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추궁성 질문 보다는 군을 격려하는 발언경쟁에 나선듯해 눈길을 끌었다.
3성장군 출신인 나병선의원(민주)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임무수행에 여념이 없는 공군장병들에게 찬사와 경의를 보낸다』는 말로 공군의 전력증강 문제 등에 대한 질문을 벌였고 보안사령관을 지낸 강창성의원(민주)은 『우리 민주당은 공군의 적절한 예산에 대해서는 한푼도 깎지 않는 것은 물론 공군의 어려움을 감안해 오히려 더 지원해주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가세했다.
임복진의원은 『공군에 관한한 여러분이 최고』라며 한껏 「사기」를 북돋운뒤 『다만 오늘의 정치·사회분위기는 급변하고 있는데 군의 정신교육도 대통령의 9·18조치후 변화하는 정서와 국민 여망을 고려해 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대통령의 「중립선언」에 대한 군의 호응을 유도했다.
의원들의 이같은 호의적인 태도에 고무된듯 이양호총장도 답변석에서 『앞으로 군을 운영하는데 의원님들의 말씀을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받아넘겼다.
▷교청위◁
15일의 교육부 감사에서 나웅배의원(민자)은 『94학년도부터 시행되는 새 대입제도는 대학별 고사가 추가돼 수험생들의 부담이 너무 크다』며 새 대입제도의 시행을 몇년간 연기토록 촉구했다.
박석무의원(민주)은 전교조 문제를 집중 거론하면서 『시각을 조금만 교정,전교조를 「불법단체」가 아닌 「임의단체」로 인정만 하면 해직교사들을 구제할 수 있는 법률적인 길이 열리게 된다』고 해직교사 복직을 강력히 요구했다.
코미디언 출신의 정주일의원(국민)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첫 질의에 앞서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교육부에서 많이 배우지도 못한 제가 국정감사를 하게돼 긍지와 함께 짐스러움도 느낀다』고 운을 뗀뒤 『산더미 같은 국감자료는 읽고 또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더라』고 어려움을 실토했다.
▷상공위◁
16일 오전 대전 EXPO(세계박람회) 조직위 감사에서 민주당의 박정훈·박광태의원은 『당초 개도국을 40여개국 초청해 50억원 정도 경비를 쓸 계획이었으나 선진국이 참가에 비협조로 나오자 개도국 초청 숫자를 늘려잡고 소요경비를 늘리는 등 전시효과에만 신경쓰고 있다』고 꼬집고 『EXPO비용 조달을 위한 아파트 분양실적 저조에 따른 대책은 무엇이냐』고 따졌다.
또 15일의 상공부 감사에서 박정훈·박광태의원은 삼성의 상용차생산 허용문제를 놓고 『정부의 업종전문화 정책에 위배되고 여신관리 규정에도 어긋난다』고 따졌다.
한봉수상공장관은 『신고사항인 상용차 제조기술 도입을 막을 명분이 없으며 업종전문화에도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신고를 수리했다』며 『다른 업체가 상용차 기술도입을 신고해올 경우 삼성과 같은 기준으로 심의하겠다』고 답변했다.
▷농림수산위◁
15일의 농림수산부 국감에서 김장곤·이희천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추곡수매가는 15.3% 인상하고 1천1백만섬을 수매해야 타당하다』고 촉구했다.
▷노동위◁
15일의 대전·광주·제주지방 노동청 국감에서 의원들은 한국전자통신연구소·조폐공사·한국타이어·청주문화방송·한라일보·대우캐리어 등의 노사분규에 대해 집중 추궁.
민주당 김말룡의원과 신계륜의원 등은 『한국전자통신연구소 노조가 파업을 풀고 업무복귀 의사를 밝힌 뒤에도 연구소측은 무기한 직장폐쇄를 고수하며 비조합원들만 출입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연구소측의 부당노동 행위에 대해 아무런 제재조치도 취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조동암대전지방노동청장은 『근로감독관 1인당 20개에서 30개의 사업장을 맡는 여건에서 3명을 한국전자통신연구소에 특별히 배치했으나 노조가 준법투쟁을 계속 주장하는데다 연구소측이 노조탈퇴를 강요했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제재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감이 시작되기 전인 이날 오후 1시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소·조폐공사 노조원과 가족 등 5백여명은 감사장인 대전지방 노동청 정문 앞에서 직장폐쇄 해제와 초과수당 지급 및 교대근무 연장 철회 등을 요구하며 2시간동안 연좌농성을 벌인뒤 국감시작과 동시에 자진해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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