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사이즈면 어때? 당당하게 살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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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옷 사이즈 '88'인 통 큰 언니 20명이 모델로 나섰다. 여성문화예술기획이 주최한 '2007 빅 우먼 패션쇼'가 8일 서울 동대문 패션아트홀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모델들이 파티복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6대 1의 경쟁을 뚫고 모델로 선발됐다. [사진=변선구 기자]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뚱뚱하다고 길거리에서 손가락질을 당했지요. 충격은 컸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살고 있어요." 강경미(31)씨는 그때의 일을 회상하며 씁쓸해했다. 그는 "나도 사랑받는 존재고 괜찮은 인간이라는 것을 모델 데뷔를 통해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평균 옷 사이즈 '88'인 '통 큰 엄마.언니' 20명이 모델 데뷔전을 치렀다. 여성문화예술기획이 8일 서울패션아트홀에서 연 '2007 빅 우먼 패션쇼'에서다. 강씨도 그 중 한 명이다. 이날 패션쇼는 외모 지상주의에 맞서 '끼, 깡, 꾀'를 표출하는 무대였다. 6대 1의 경쟁을 뚫고 무대에 오른 이들은 그동안 '빅 사이즈'로 살아오면서 겪어야 했던 일들을 고백했다. 3월 KBS '주부가요열창'에 나간 유지연(30)씨는 "총 12명이 본선에 진출했는데 나만 옷 사이즈가 88이라 협찬을 받지 못했다"며 "아직도 뚱뚱한 사람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패션쇼를 통해 "외모로 인한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 선 10대에서 40대의 모델들은 이브닝드레스, 미니스커트 등 80여 가지의 '평소 입지 못했던' 스타일의 의상을 소화했다.

이지은 기자<jelee@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동영상] 당당한 여성 '빅우먼 패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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