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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의 명암 그려보았어요〃-대학·일반부 장원 윤영인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가을은 집이 떠오르는 계절입니다. 쌀쌀한 날씨에 아랫목이 그리운 거겠지요. 올 가을도 여전히 서울 서민들의 마음은 신도시 아파트로 행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아랫목을 그리며 가난한 마음으로 찾은 신도시. 그 시멘트 더미 구석구석에 피어나 제 영토를 완강히 고집하고 있는 들꽃들의 아우성을 보셨는지요.』
「집」으로 대학·일반부에서 장원을 차지한 윤영인씨(37)는 따스한 공간으로서의 집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거기서 비롯된 자연의 파괴를 대비시켜 전통과 오늘의 삶의 현실을 함께 퍼 올리려한 것이 장원을 가져온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3∼4년전부터 문예학원에 나가 시조창작실기도 지도 받고, 또 동인 활동도 펴오고 있다는 김씨는 낙강시조백일장·한밭시조백일장 등에서도 장원등 입선으로 그 시제를 인정받았다.
처음엔 고루하고 너무 제약이 많다는 생각에서 시조를 외면해왔으나 쓰다 보니 그 전통성과 단아함에 점점 더 빨려들 수밖에 없었다는게 윤씨의 말이다.
『시조는 물론 자유시만큼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시조에도 파격이 있습니다. 본디자유가 아니라 자유가 구속된 상태에서 그 구속, 그 정형을 깨고 나오려는 아픔의 찬란하고 단아한 미학을 시조는 지니고 있다고 봅니다.』
이같은 정형 속의 파격의 미학에 빨려들어 계속 시조에 몰두해보겠다는 윤씨는 직장여성으로 미혼이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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