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 工事 재개할 곳은] 송추~퇴계원 18km 구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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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공사가 재개되는 서울외곽순환도로의 일산~퇴계원(36.6km) 구간은 서울을 원을 그리며 감싸고 도는 서울외곽순환도로의 마지막 공사다. 1989년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를 마치고 2001년 6월 민자사업으로 공사에 착수했으나 불교계와 환경단체가 사패산 터널 공사를 반대하면서 그 해 11월부터 공사가 벽에 부닥쳤다.

불교계와 환경단체는 사패산 터널의 대안으로 의정부 북쪽으로 우회하는 노선과 북한산국립공원의 외곽으로 우회하는 노선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는 사업비가 크게 늘어날 뿐 아니라 사업기간도 3~5년 지연되고, 국립공원 훼손 면적이 더 늘어난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공사가 중단되면서 발생한 손실은 5천4백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돈은 결국 이용자나 국민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일산~퇴계원 구간 중 지금까지 사패산을 기준으로 서쪽의 일산부터 송추까지의 총 18.67km 구간의 공사는 계속돼 예정대로 2006년 말께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완공 후에도 송추~퇴계원 구간의 공사가 2년 정도 늦어져 순환도로의 기능을 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2006년 말 외곽순환도로의 일부 구간이라도 개통할 것인지, 2008년 6월께 전 구간 완공을 기해 일괄 개통할지를 추후 다시 결정할 계획이다.

일산~퇴계원 구간의 총공사비는 2조4천억원. 이 중 국고는 9천6백억원이 투입된다. 나머지는 시공사인 ㈜서울고속도로가 국내 투자자나 일본의 UFJ은행 등에서 외자 유치로 조달한다. 공사 중단이 장기화하자 운영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일부 외국 투자가가 정부가 최종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해 외자 유치 협상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공사가 끝없이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으나 이번 공사 재개 방침으로 자금 조달에 활로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장정훈 기자<cchoon@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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